클린턴 딸 첼시, 트럼프에 맞서 '트위터 정치'?

입력 2017-03-24 04:33
클린턴 딸 첼시, 트럼프에 맞서 '트위터 정치'?

정계 진출설 속 '열성적 트윗' 활동에 의견 분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침묵도 하나의 반응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무관심이기도 합니다. 우리(대통령을 포함하여)는 항상 큰 목소리로 반유대주의(Antisemitism)를 비난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외동딸인 첼시(37)가 지난 20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시대가 시작된 이래 최근 몇 주간 첼시는 더 냉소적이고 열성적인 온라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16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들과 치열하게 정치적 신념을 공유하고 있으며, 140자 트윗을 통해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극우적 언사를 일삼는 스티브 킹(공화·아이오와) 미국 하원 의원이 최근 "'남의 자식'이 '우리 문명'을 구할 수는 없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자, 인종주의와 애국주의를 구별하지 못하는 극단적 인사들의 생각을 그가 분명히 보여줬다며 '트럼프 주의자'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트위터의 게시 빈도를 추적하는 트윗스태츠(TweetStats)에 따르면 첼시 클린턴은 지난해 11월에는 142개의 트윗을 날렸지만 지난 2월에는 300건이 넘는 트윗을 게시했다. 하루에 평균 10개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프랑스가 다시 심각한 위협에 빠졌다"며 자신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하고 나서자, "루브르 테러에서 심각하게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은 다행"이라며 "실제 일어나지 않은 볼링 그린 테러를 언급하면서 테러 공격을 말해선 안 된다"고 트럼프를 정면으로 들이받기도 했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당시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 난민 2명이 '볼링그린 대참사'를 주도했는데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확인결과 그런 테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NYT는 "이런 트윗으로 인해 첼시가 정치적 야망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과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첼시에 대해 뉴욕이 지역구인 민주당 소속 니타 로웨이 하원의원 또는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의 자리를 넘겨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첼시 주변 인물들은 NYT 인터뷰에서 첼시는 오래전부터 트위터를 활용해 왔다면서 그녀가 클린턴 가문인 것은 분명하지만, '보통 사람'의 트윗과 달리 봐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저명한 뉴욕의 민주당원인 제이 제이콥스는 "오랫동안 가족의 이름이 전국적인 대화에서 계속 거론돼온 생활을 하면서 첼시 클린턴은 정치가 내화 돼 있다"며 "민주당의 명분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은 열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관심과 열정을 공유해왔던 그녀에게 정치적 동기는 비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트윗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딸인 메건 매케인은 최근 폭스 뉴스에 출연해 "첼시 클린턴이 출마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지옥에서 사는 것"이라며 '클린턴 가문'의 대를 이은 정치에 염증을 보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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