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즈니에 맞설 어린이 전문 미디어 '포켓워치' 등장
어린이 시청관행 변화 주목…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 구축
디즈니 경영진 출신이 회사 설립…영화·만화 1천여개 제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에서 디즈니에 맞설 어린이 전문엔터테인먼트사 '포켓워치'가 설립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에 따르면 포켓워치는 2∼11세 어린이를 겨냥한 애니메이션·영화 등을 제작·배급하는 어린이 전문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창업회사)이다.
포켓워치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는 월트 디즈니의 동영상 제작·배급업체 메이커 스튜디오와 디즈니 온라인에서 사장을 역임한 크리스 윌리엄스(사진)다.
앨비 헤트는 최고콘텐츠책임자(CCO)를 맡았다. 그는 디즈니의 어린이 전문 채널 니켈로디언에서 인기 만화 시리즈 '스폰지밥'과 영유아 교육프로그램 '하이 도라'(Dora the Explorer)를 만든 주인공이다.
포켓워치는 벤처 투자자들로부터 6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받아 설립됐다. 투자자 중에는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타이타닉'·'아바타'의 제작 프로듀서 존 랜도, 레슬리 문베스 CBS 회장 등이 참여했다.
포켓워치는 기존 케이블 방송이 아닌 유튜브 MCN(다중채널네트워크)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식은 최근 미국 어린이들의 미디어 시청 관행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나온 것이다.
포켓워치의 창업자이자 CEO인 윌리엄스는 "12살, 9살 손자들이 60인치 대형 TV 앞에서 5인치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보고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명인 포켓워치(회중시계)도 어린이들이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전화를 통해 동영상을 본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입소스(Ipsos)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어린이 72%가 TV 방송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어린이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미디어 플랫폼은 유튜브였다. 이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등이었다.
시장조사업체 스마트팬츠가 지난해 어린이 시청자의 미디어 활용행태 조사에서도 6∼12세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체는 유튜브였다.
포켓워치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1천여 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실탄을 보유했다. 이미 유튜브에서 5개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페이스북과 비디오 커뮤니티 플랫폼 뮤지컬리(musical.ly) 등을 통해 콘텐츠를 배급할 계획이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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