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공한증' 한중전 사상 두 번째 패배…뼈아픈 '일격'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불투명…슈틸리케 감독 입지도 '흔들'
중국과 최근 5경기 맞대결서 2승 1무 2패 '공한증은 옛말'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축구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중국에 뼈아픈 일격을 얻어맞았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진 것은 2010년 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0-3 패배 이후 7년 1개월 만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중국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18승 12무 1패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중국에 당한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가 있어 한국 축구와 축구 팬들에게는 더욱 아픈 상처가 됐다.
먼저 이날 패배로 우리나라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3승 1무 2패가 된 한국은 승점 10에 머물면서 한 경기를 덜 치른 이란(3승 2무)과 간격이 더 벌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승점 9)이 시리아(승점 8)에 져 조 2위는 유지했으나, 시리아가 승점 8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28일 시리아와 맞대결 부담도 커졌다.
2010년 일본에서 당한 패배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였기 때문에 '일회성 패배'에 불과했으나 이날 패배는 자칫 한국 축구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는 아쉬운 결과가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중국과 월드컵 예선에서는 1989년 이탈리아 대회 예선에서 1-0으로 이겼고 지난해 홈 경기에서도 3-2로 승리하는 등 2전 전승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최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던 터라 축구 경기로 벌인 '장외 대결'에 더욱 큰 관심이 쏠렸다.
2010년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첫 패배를 당하기 전까지 상대 전적 16승 11무로 무패 행진을 벌여 '공한증'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던 중국인만큼 이번 원정 경기 패배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커다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중국을 상대로 한 최근 5경기 전적이 2승 1무 2패로 팽팽하게 되면서 중국을 마냥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날 패배로 슈틸리케 감독의 입지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경질설이 나돌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11월 우즈베키스탄과 홈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중국에 한 방을 얻어맞으면서 다시 경질설에 무게가 실려도 이상할 것이 없게 됐다.
28일 홈 경기로 열리는 시리아와 조별리그 7차전 역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치르게 될 위기에 놓였다.
이날 중국전 패배가 한국 축구에 '전화위복'의 약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축구 대표팀의 남은 경기 행보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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