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뒤를 이어"…화마와 맞서 싸우는 자녀 소방관

입력 2017-03-23 18:21
"아버지의 뒤를 이어"…화마와 맞서 싸우는 자녀 소방관

22기 소방간부후보생 30명 졸업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화재를 진압하다가 화상 등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보며 '소방의 숭고함'을 가슴에 새긴 자녀들이 이제 후배 소방관이 돼 화마와 맞서 싸운다.

중앙소방학교는 24일 제22기 소방간부후보생 졸업·임용식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소방간부후보생은 초급 소방간부를 양성하는 과정으로, 1년간 교육을 마치면 소방위(6∼7급 상당)로 임용된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전·현직 소방관의 아들 3명과 딸 1명이 소방위로 임용됐다.

강찬영 전 칠곡소방서장의 아들인 강현진(31) 소방위는 초등학교 시절 화마와 싸우다가 화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아버지를 보며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숭고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군 복무도 의무소방에 지원, 2년간 복무하며 아버지가 30여 년간 살아온 소방관 생활을 간접 체험한 이후 소방간부 시험에 도전했다.

강 소방위는 "아버지가 걸어오신 소방관의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훌륭한 소방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남부소방서 윤재근 소방경의 아들인 윤상필(28) 소방위는 15년 전 화재진압 도중 목과 상체 일부에 화상을 입었음에도 묵묵히 소방관의 길을 걷는 아버지를 보며 '가업'을 잇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부산에 배치받은 그는 "존경하는 아버지와 부산소방에서 함께 근무하며 밤낮없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헌신적인 소방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민안전처에 근무하는 신석순 소방위의 딸인 신혜원(26) 소방위는 이번 졸업식의 최연소 임용자이기도 하다.

소방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을 마음에 품고 있던 신 소방위는 지난 21기 소방간부후보생 시험에서 체력이 부족해 떨어졌다.

재수 끝에 아버지의 뒤를 따르게 된 신 소방위는 "소방관은 국민에게 신뢰받고,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행복한 소방관이 돼 국민에게도 더 큰 행복과 사랑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졸업식에서는 박형준(30세) 소방위가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전영표(38) 소방위와 최지만(40) 소방위가 각각 국무총리상과 국민안전처장관상을 받았다.

박형준 소방위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가슴의 열정과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공무원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송래 중앙소방본부장은 "선배들의 숭고한 사명감을 가슴에 간진하고 국민의 진정한 봉사자이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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