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선주자 경제공약 고민해 달라"…정치권에 제언

입력 2017-03-23 17:26
수정 2017-03-23 17:31
재계 "대선주자 경제공약 고민해 달라"…정치권에 제언

박용만 상의 회장, 각 정당 돌며 '경제계 제언문' 전달

정치권 "자성" "면목없다" "경제활동 원활 노력" 약속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박수윤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3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지도부를 찾아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전달했다.

올해 대선과 관련한 재계의 입장을 담고 있는 이 제언문은 보수·진보학자 40여 명의 자문을 받아 완성됐다.

'공정·시장·미래'라는 3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대선주자가 고민해야 할 9건의 국가 핵심어젠다를 담고 있으며, 구체적 내용은 ▲기업지배구조를 시장원칙의 틀 안에서 변경 ▲비정규직의 불이익과 정규직의 기득권 조정 해법 ▲투망식 규제에 걸린 서비스산업 선진화 과제 등이다.

이에 대해 각 당 지도부는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대선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정치권이 경제 활성화와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하면서 재계의 제언을 심도 있게 고민할 것을 약속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박 회장을 만나 "탄핵 이후 경제가 많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제인들과 국민이 흔들리지 않았다"며 "대한상의의 제안을 숙독해 민주당이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박 회장을 만나 "정치권이 오늘의 경제 상황에 대해 참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치권이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탄핵 정국때문에 몇 개월간 국정에 손을 놓다시피 한 상황이었다"고 반성했다.

또 "선거기간이 짧아 후보들을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며 "혹시 뒤늦게 실현 불가능한, 현실과 맞지 않은 공약이 나올 가능성도 큰 상황인데 이런 제안을 해주니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박 회장은 "이번 대선은 준비 기간이 짧아 과거처럼 후보들에게 탄원 목록을 나열하는 '위시리스트'(wish list)를 드리는 건 맞지 않고, 우리가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후보가 선출되면 함께 고민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의원회관에서 "국민의당이 중도개혁세력으로서 중심을 잡고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에서 박 회장을 만나 "60년간 경제를 지탱해온 패러다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최저임금 인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문제,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와의 관계 등 해법을 찾도록 머리를 맞대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박 회장은 "우리 사회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에 대해 건전한 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문제들이 조금이라도 해결되면 미래가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으니 심사숙고해달라"고 답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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