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법들…'뉴멘/포 유즈'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3인조 작가 그룹 '뉴멘/포 유즈'(Numen/For Use)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다.
산업디자이너인 스벤 욘케와 크리스토프 카즐러, 니콜라 라델코빅으로 구성된 '뉴멘/포 유즈'는 테이프, 실, 끈, 그물 같은 소재를 활용해 주로 장소 특정적인(site-specific)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이다. 건축과 무대예술, 디자인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관객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대형 설치작품 세 점을 선보인다.
'엔-라이트 거대한 거울'(N-Light Big Membrance)은 정육면체의 커다란 상자에 LED 램프와 특수거울을 넣어 상자 속에 무한한 공간을 만들어 낸 작품이다. 작품 앞의 버튼을 눌러 공기를 주입하면 거울들이 팽창하면서 상자 속에는 또 다른 새로운 공간들이 형성된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연옥'을 형상화한 것으로 스페인에서 실제 연극 무대로 쓰였던 작품을 축소한 것이다.
'스트링 모델 2X2'는 여러 개의 실로 연결된 플라스틱 구조물이다. 관객이 작품 앞 버튼을 누르면 축 늘어져 있던 구조물에 바람이 들어가면서 점점 부풀어 올라 사각형 큐브가 생긴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던 실들은 다시 큐브 안에 작은 사각형 공간들을 만든다.
앞의 두 작품에서 관객이 버튼을 눌러 바람을 주입하는 식으로 작품에 개입한다면 지하 3층에 설치된 '보이드'(VOID)는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작품이다.
길게 연결된 빳빳한 천과 합성 로프를 연결한 작품은 그 자체로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않다가 겹쳐 있는 천 사이를 벌려 관객이 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비로소 생명력을 갖는다. 천 속으로 들어가 관객이 움직이면 천의 모양도 따라서 변하며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동시에 관객은 미로처럼 연결된 천 속을 이동하면서 초현실적인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들은 23일 "실험적인 건축과 상품디자인, 무대예술 등을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작품에 대해 '하이브리드 시대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24일부터 6월18일까지. 성인 3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