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범 전 하남시장 '그린벨트 인허가 비리' 2심서 무죄

입력 2017-03-23 15:19
이교범 전 하남시장 '그린벨트 인허가 비리' 2심서 무죄

법원 "관계자들이 자기 책임 피하려 불리한 증언 가능성"

정치자금법 위반만 유죄…징역 4년 4개월→벌금 1천만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개발제한구역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았던 이교범 전 하남시장이 항소심에서 핵심 혐의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수수한 일부 혐의만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천대엽 부장판사)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사장에게 징역 4년 4개월 및 벌금 4천만원, 추징금 2천55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707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추가로 이뤄진 증거조사 결과 공소사실과 명확하게 배치되는 사정들이 있고, 유일한 증거에 해당하는 관계자들의 증언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 "관계자들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일부 진술이 모순되며 객관적 사실관계나 정황과 배치되는 데다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 이 전 시장에게 불리하게 진술할 이해관계가 있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객관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시장이 과거 책임에 어긋나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바 있고, (브로커) 정모씨가 이 전 시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권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며 "정치적, 도덕적 책임은 온전히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전 시장은 2011∼2014년 하남 춘궁동 등 개발제한구역 내에 가스충전소 사업허가 청탁을 받고 직원을 시켜 적정한 부지를 물색한 뒤 브로커로 나선 사돈 정모씨와 측근인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알려줘 사업허가를 받게 해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건설업체에서 1억원을 무상으로 빌려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

1심은 이 전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4개월과 벌금 4천만원, 추징금 2천550만원을 선고했다. 직권남용 등 혐의에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2009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적용된 기부행위 혐의를 벗고자 허위 진술을 부탁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시장 자리를 잃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직위를 잃게 된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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