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지지층, 한국당으로 결집하나…홍준표 이어 김진태 두각

입력 2017-03-23 09:48
수정 2017-03-23 15:53
보수지지층, 한국당으로 결집하나…홍준표 이어 김진태 두각

洪, 리얼미터 여론조사 9%대 유지…金, 단숨에 5%대로 올라서

1∼3%대 횡보 유승민·남경필 압도…"현 수치 의미 없어"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보수의 적자' 자리를 둘러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대선주자들의 경쟁에서 한국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범보수 진영만 놓고 따졌을 때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여론조사상 지지율 1위을 차지하고, 홍 지사와 당내 경선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진태 의원이 2위로 그 뒤를 이은 것이다.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뛰어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20∼22일 전국 성인남녀 1천531명을 대상으로 벌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홍 지사는 9.1%, 김 의원은 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직 두자릿수를 넘지 못한 홍 지사와 김 의원의 지지율은 야권 주자들에 견주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홍 지사는 전체 5위, 김 의원은 6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각 당의 후보가 정해지고 진영 간 대결구도가 뚜렷해지는 본선 무대에 오르면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예상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당 주자들의 기세는 어느 정도 '잠재력'이 인정될 만한 수준이다.

홍 지사는 '우파 단일후보론'을 내세우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는 물론, 경우에 따라선 국민의당과 합작해 '좌파 집권'을 막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태극기 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탄핵에 찬성한 바른정당을 '배신자 집단'으로 규정했다.

홍 지사와 김 의원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하면 14.3%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12.5%)와 손학규 전 의원(2.5%)을 합친 수치와 맞먹는다. 정당 지지율(국민의당 14.4%, 한국당 14.1%)과도 비슷하다.

특히 홍 지사는 물론 김 의원마저 단숨에 유 의원(2.5%)과 남 지사(1.0%)의 지지율을 앞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유 의원은 매주 1∼2차례 이뤄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5%를 넘긴 적이 없다.

이런 현상은 보수층이 현재까지 한국당 주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시도할 경우 한국당에 힘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과, 이를 우려한 바른정당이 단일화를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또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홍 지사가 한국당 후보로 선출돼도 바른정당에 대한 김 의원 지지층의 부정적 인식이 단일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정당 주자들의 공통된 인식은 현재의 여론조사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표본과 응답률 등 기술적 한계가 있고, 야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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