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기내반입 금지에 英부모들 '아이들은 어쩌나?' 한숨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우리 아이들은 아이패드 없이는 2마일도 못 간다."
미국과 영국이 21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등의 테러 위협 등을 막기 위해 이슬람권 국가들에서 오는 항공기 직항편에 대해 노트북과 태블릿 등 기내반입을 금지하자 '충격에 빠진' 한 부모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이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갑작스럽게 발표된 이 보안 조치에 부모들의 걱정이 크다고 22일 전했다.
다른 한 부모는 트위터에 "아이들을 (전자기기) 스크린 없이 14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앉아있도록 하는 건 테러"라고 하소연했다.
영국 교통부는 전날 터키·레바논·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튀니지 등 6개국에서 영국으로 오는 항공기 직항편에 대해 일정 크기(16.0cm x 9.3cm x 1.5cm)를 넘는 전화, 노트북, 태블릿 등의 기내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 국토안보부도 요르단·이집트·터키·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모로코·카타르·아랍에미리트 등 중동·북아프리카 이슬람권 8개국의 10개 공항에서 운항하는 9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미국 직항편에 같은 조처를 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항공업계를 인용해 터키 등 영국 조치 대상 6개국을 출발해 영국에 도착하는 비행기 탑승객이 약 240만명으로 이 중 대부분은 이들 국가를 다녀온 여행객들이라고 전했다.
이중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들어오는 탑승객은 180만명(2016년)에 이른다.
이들 6개국의 국적 항공사뿐만 아니라 브리티시에어(BA), 톰슨, 토마스 쿡, 이지젯 등 영국 항공사들에도 함께 적용된다.
미국 정부의 조치는 이들 이슬람권 8개국 소속 항공사에만 적용되는 반면 영국은 항공사 국적에 상관없이 출발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승객들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승객 안전이 최우선순위"라며 양해를 당부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일부 보안 및 대테러 전문가들로부터 비논리적 조치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기내에 반입하는 노트북이 폭발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이를 화물칸에 실어도 마찬가지이며, 스마트폰도 위험성은 같은데 이번에 금지하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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