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EU 정상회의에 EU 찬반 시위대 대거 결집…伊 초비상

입력 2017-03-22 19:00
로마 EU 정상회의에 EU 찬반 시위대 대거 결집…伊 초비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통합의 초석을 다진 '로마 조약' 체결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26일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 EU 찬반 시위대가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탈리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날 로마 도심에는 유럽연방행동, 우리들의 유럽 등 유럽통합 지지 단체와 유로스톱, 국민행동운동 등 EU 반대 단체 회원 등 약 3만 명이 운집해 시위를 펼친다.

이들 중에는 폭력 시위로 유명한 '블랙 블록'과 그리스, 프랑스 등에서 온 무정부주의 원정 시위대도 끼어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탈리아 당국은 행사 당일을 전후에 시내 중심부에 경찰 병력 3천명을 집중 배치하고, 행사장 주변을 단속하는 등 치안 강화에 나섰다.



로마 시는 우선 23일부터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예정된 로마 중심부 캄피돌리오 언덕과 대통령궁 퀴리날레 주변, 이들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일반인의 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블루존, 엄격한 단속 하에 통행을 허용하는 그린존으로 나눠 감시 카메라 100대를 설치하고, 경찰을 배치해 집중 검문 검색을 벌인다.

이에 따라 로마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콜로세움을 비롯해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 등 시내 중심부의 접근이 봉쇄되고, 주요 도로의 차량 통행이나 주차도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은 또 테러를 대비해 오토바이 헬멧과 두건 등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는 물건의 착용을 금지하고, 시내 주요 지점에서는 이동자들의 모든 배낭과 가방을 검색하는 한편 폭죽 등 폭발 물질의 휴대와 운반도 허용하지 않는다. 아울러, 위험 물품은 현장에서 즉시 압수한다.

경찰은 아울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포퓰리즘의 부상, 아프리카 이민자의 유럽 유입 등 EU가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서 자칫 EU통합을 옹호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친 EU 시위대와 반 EU 시위대의 시위 시간과 장소를 겹치지 않게 조정할 방침이다.

한편, EU 정상들은 정상회의 전날인 24일 오후에는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 유럽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 바티칸 주변의 경계도 부쩍 강화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