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간] 바다, 소녀 혹은 키스
궁금 바이러스·난 학교 밖 아이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바다, 소녀 혹은 키스 = '델 문도'로 2014년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가 최상희의 두 번째 소설집.
고독과 외로움, 설렘과 그리움, 상처와 치유에 관한 소설 여덟 편을 엮었다. 주인공들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고통받지만, 다행히 비극을 견디게 돕는 이들이 나타난다. 가슴 설레게 하는 첫사랑 이야기도 담겼다.
"윤화야, 라고 말할 때 그의 입에서 민트 향이 난 것만 같았다. 알싸하고 연푸른 민트 향. 비 온 뒤 초록 숲속에서 풍겨 나오는 신선한 냄새, 첫눈 오는 날 공기에서 나는 시리고 투명한 냄새, 새벽녘 창틈으로 스며드는 파르스름한 냄새 같은 민트 향."
사계절. 244쪽. 1만2천원.
▲ 궁금 바이러스 = 1991년 등단한 시인 양영길의 청소년 시집. 63편의 시는 훈계하는 어른들에게 차마 따지지 못하고 속으로만 삼켰던 질문들, 두렵지만 자기만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넌 왜 가르마를 왼쪽으로 탔어?/ 그냥 머릿결이 가는 대로 탔어.// 넌 어디로 탈 거야?/ 난 고등학교 가면 탈 건데/ 오른쪽으로 탈 거야./ 왜?/ 네가 왼쪽으로 타니까./ 그게 이유가 되냐?/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엄마도 왼쪽, 아빠도 왼쪽/ 선생님들도 거의 왼쪽이니까/ 나는 오른쪽으로/ 그게 이유라면 이유지, 뭐." ('궁금 바이러스 3' 부분)
창비교육. 148쪽. 8천500원.
▲ 난 학교 밖 아이 = 1993년 등단한 시인 김애란이 학교를 그만두고 어디서나 예외로 취급받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아픔을 66편의 시에 담았다. 학교폭력이나 가난처럼 어쩔수 없는 이유로 학교 밖으로 떠밀린 아이들은 친구들의 외면과 어른들의 편견에 또 한번 운다. 이들에게도 "돌멩이만 한 심장을 안고" 서로 보듬으며 꿈꾸는 미래가 물론 있다.
"상처 난 우리를 껴안듯/ 가만히 미래를 안아 봅니다/ 두 손 안에 폭 안긴 미래/ 우리들 심장이 요만할까요?// (…)// 상처 난 심장을 껴안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우리를/ 누군가 슬쩍만 밀어 주어도/ 우리는 힘껏 굴러갈 테지요/ 가서 상처투성이인 미래일지라도/ 가만 껴안으렵니다" ('미래를 껴안다' 부분)
창비교육. 152쪽. 8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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