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두려움 없이"…아버지 이종범 "얼마나 자랑하려고"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 22일 4안타 등 시범경기 타율 5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바람의 손자'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가 2017년 KBO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후는 22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6-8로 뒤진 9회말 무사 1,3루에서 2타점 동점 2루타를 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정후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22타수 11안타, 타율 0.500을 기록 중이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인 이정후는 패기 있게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경기 뒤 그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코칭스태프가 '자신 있게 하라. 실수해도 괜찮다'라고 말씀해주셨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선다"며 "결과가 좋으니 자신감도 더 생겼다. 남은 경기에서도 두려움 없이 뛰겠다"고 했다.
마침 그의 아버지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이날 경기 해설자로 나섰다.
이 위원은 "오늘 집에서 얼마나 자랑을 하려고"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흐뭇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금은 시범경기다.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정후는 1군에 남아도 백업 외야수가 될 것이다. 벤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타석에 들어서도 당황하지 않도록 1군 투수들의 변화구에 잘 대처해야 한다"라고 냉정한 조언을 던졌다.
여기까지는 '해설위원의 말'이었다.
'아버지 이종범'의 말은 조금 더 따듯했다.
이 위원은 "어제는 피곤한지 오후 8시에 잠들더라. 고교 시절과 강도가 다른 훈련을 소화하느라 피곤할 것"이라며 "오늘 경기는 참 잘했다.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아들 자랑'도 했다.
이 위원은 "'경기 뒤에 같이 집에 가자'고 했는데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하고 가겠다'고 말하더라. 정후는 더 훈련하고, 나 혼자 집에 간다"며 웃었다.
넥센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정후는 한국 야구를 빛낸 전설적인 아버지의 이름에 전혀 눌리지 않고 있다.
아버지 이종범 위원은 그런 아들이 더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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