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검거된 보이스피싱 사기단 전국 무대로 조직범행

제주서 검거된 보이스피싱 사기단 전국 무대로 조직범행

20∼21일 3건에 1억2천만원 피해·미수 2건 발생…"서울 등지서도 범행"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지난 20일 제주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저지른 범죄단은 전국을 무대로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70대 할머니의 돈을 훔쳐 달아난 혐의(사기 등)로 붙잡힌 중국 동포 행동책인 장모(19)씨와 조모(21)씨 등 2명에 대한 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1월과 지난달 서울 구로 등 2곳에서 각 2천만원과 1천400여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가지고 달아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다른 지방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5차례의 보이스피싱 범행에도 이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 붙잡지 못한 유인책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금을 인출해 집 등지에 돈을 보관하도록 하면 장씨 등 2명의 행동책이 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행동책은 1차례 범행당 편취한 돈의 10％만 수수료로 받았으며 나머지는 모처에서 또 다른 행동책을 만나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전화로 총책으로 보이는 인물이 수시로 연락이 와 모든 범행과 행동을 전달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제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행이 21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총책이 '제주를 어서 떠나라'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이들은 21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김포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폐쇄회로(CC) TV에 찍힌 인상착의를 토대로 추적한 경찰에 검거됐다.



또 검거된 행동책 2명은 중국의 단기 일자리를 구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게 됐으며 제주에는 지난 19일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20일 보이스피싱 유인책이 서귀포시에 사는 B(76·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예금을 찾아 집에 놔두도록 한 현금 7천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 피싱 유인책은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누군가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하려고 하니 돈을 전액 빼내 집에 보관하라'고 노인들을 속였다.

경찰은 이들이 같은 날 서귀포시에서 발생한 같은 수법의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과 제주시에서 전화로 60대 할머니를 협박해 2천400여만원을 받아간 2건의 보이스 피싱 범죄에도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21일에도 70대 중반의 남성이 비슷한 수법의 보이스 피싱에 속아 예금 9천만원을 인출하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제지돼 피해를 막는 등 2건의 미수사건이 발생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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