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日 방위상 "교육칙어 부활하자는 것 아니다"
군국주의 미화 과거 발언 번복…아베 부인 "세상 시끄럽게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잇따른 거짓말과 실언으로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군국주의 교육가치관을 미화했던 과거 망언을 번복하고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일본 정치권을 달구는 국유지 헐값매입 논란의 주역인 오사카(大阪)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의 법정 대리인을 맡았음에도 이를 부인했다가 거짓말로 들통난 바 있다.
또 남수단 평화유지활동(PKO)에 나선 자위대의 매일매일 활동을 정리한 일보를 방위성측이 은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조직 장악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까지 받으며 벼랑끝으로 몰린 상황이다.
그런 이나타 방위상은 지난 21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그 정신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교육칙어에 대해 "부활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나다 방위상은 "'중대한 사태가 발생하면 일왕을 위해 목숨을 던지라'는 교육칙어를 부활시켜야 하느냐"는 공산당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士) 의원의 질의에 "2차대전 이전처럼 교육의 유일한 근본이념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지난 8일 국회 답변에서는 "교육칙어 자체가 전혀 잘못됐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하면서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교육칙어는 메이지(明治)시대인 1890년 10월 '신민(臣民, 국민)에 대한 교육의 근본이념'으로서 만들어진 것이다.
부모에 효도하고 형제자매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국민은 일왕에 충성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일본이 침략전쟁에 나섰던 1940년 당시 문부성(한국의 교육부)의 해석에는 "일왕의 선조가 우리나라를 만들어 신민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만일 위급한 큰일이 발생하면 대의에 입각해 용기를 내서 왕실 국가를 위해 몸을 던지라"는 내용이 담겼다.
군국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이 담긴 교육칙서는 1945년 8월 일본이 침략전쟁에서 패한 뒤 일본을 통치하던 연합군최고사령부(GHQ)에 의해 이듬해 10월 폐지됐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인인 아키에(昭惠)여사는 전날 도쿄 강연에서 "여러가지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면서도 자신이 "국가와 사회, 약자, 세계 평화를 위해 휴일도 없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키에 여사는 모리토모학원의 명예교장을 맡았다가 이 학원이 초등학교 부지인 국유지를 헐값으로 매입한 것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자 교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아키에 여사는 또 아베 총리가 처음 총리직에 올랐다가 참의원 선거에서 패한 뒤 물러났던 지난 2007년 9월에도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면서 "지금도 당시와 다소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