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에 밀릴수 없다…한일 여객선 서비스 개선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에서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사들이 서비스 개선을 통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로 이탈하는 승객을 붙잡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여객선을 타고 부산과 일본을 오간 여행객은 120만4천여명으로 2014년 99만9천명과 비교해 30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항공노선이 없는 대마도에 전체 여객선 이용객의 44%(52만5천명)가 몰렸다.
저비용항공사들과 경쟁하는 후쿠오카는 42만명, 시모노세키는 17만명7천명, 오사카는 6만9천명에 머물렀다.
한일노선 저비용 항공사 승객이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것에 비춰보면 관광객들이 여객선에서 항공기로 옮겨가는 경향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선사들은 저비용 항공사에 맞서기 위해 낡은 선박을 최신형 새 배로 대체하거나 기존 선박에 다양한 승객 편의시설을 갖춰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부산~후쿠오카, 대마도 노선에 3척의 고속선을 운항하는 JR큐슈고속선은 선체 내외부를 새로 단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새단장을 마친 '비틀호'의 경우 승객들이 대형 여행용 가방을 들고 탈 수 있게 좌석을 200개에서 191개로 줄이는 대신 짐 보관소를 넓혔다.
일반석의 좌석을 모두 교체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도록 USB충전기와 TV 이어폰을 설치했다.
와이파이 시스템을 개선해 항해하는 동안에도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선내 서버에 저장된 각종 관광정보와 비디오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했다.
JR큐슈고속은 '비틀 2세'와 '비틀 3세' 등 나머지 2척의 고속선 새 단장 작업도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산~후쿠오카, 대마도 노선을 운항하는 미래고속은 지난해 10월 한일항로 여객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새로 건조한 카타마란선(쌍동선) 니나호를 투입했다.
이 배의 정원은 440명으로 기존 코비3호(200명)의 2배를 넘는다.
그만큼 선내가 넓어 승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여행할 수 있고 대형 가방은 물론이고 낚싯대 가방과 자전거도 실을 수 있다.
선내에 카페가 있어서 운항 중에 커피 등 음료를 즐기고 곳곳에 설치된 대형TV로 한국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부산과 오사카 노선에 카페리를 운항하는 팬스타그룹은 승객 600~750명이 탈 수 있는 2만~3만t급 선박을 새로 건조해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국내외 조선소들과 계약을 논의 중이며 2020년 초부터 운항할 계획이다.
팬스타는 이 배를 크루즈선에 버금가는 고급형으로 지을 방침이다.
쇼핑몰, 풀장, 야외공연장, 극장, 레스토랑, 바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유럽의 정통 크루즈선을 한국 실정에 맞게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사 관계자들은 "안전한 최신형 선박을 새로 도입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운항 중에 승객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등 항공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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