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월11일 최고인민회의 개최…경제·대외정책 주목(종합2보)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에 개최…예산·입법·인사권한
정부 "핵·미사일 관련 지켜봐야"…회의 전후 ICBM 발사 등 도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헌법상 최고 주권기구인 최고인민회의의 정기 회의를 다음 달 11일 개최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2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5차 회의를 4월 11일 평양에서 소집한다"며 "대의원 등록은 4월 9일과 10일에 한다"고 밝혔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전날 소집 결정을 내렸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북한의 형식상 최고 권력기관으로, 헌법 제정 및 개정, 국가직 최고 지도부 선출, 국가 예산 심의·승인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주요 정책과 관련된 통제권은 노동당에 있어 최고인민회의는 당의 결정을 형식적으로 추인하는 역할을 해 왔다.
북한은 1년에 1∼2차례 최고인민회의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통상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 있는 매년 4월에 회의를 열어 국가 예·결산과 조직개편, 주요 인사 문제 등을 심의·의결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는 예·결산 등 정례적인 안건 처리와 함께 경제·대외정책 등에 대한 조치가 내려질지 주목된다.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인 만큼 핵 정책과 관련한 입법이나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2012년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 회의에서 '핵보유국'임을 헌법 서문에 명시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봄에 회의를 할 때는 통상 예산안 처리가 주 목적"이라며 "안건은 아니더라도 김정은 발언을 통해 대외정책 관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라는 '정책 이벤트'를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6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직후에는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4월 15일)이 이어진다. 회의가 열리는 4월 11일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이기도 하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김정은의 활동,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해 예측이 많은데, 그와 관련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핵능력이 완성되면 국방비를 줄여 이를 경제분야에 투입한다는 '핵·경제 병진노선' 차원에서 북한이 핵무력 건설이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선포하고 국방 예산 동결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경제 확산 흐름 속에서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부문에 흘러다니는 자금을 효과적으로 정부가 흡수·통제하기 위한 금융개혁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국무위원이던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최근 숙청된 데 따른 후속 인선 등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시기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는 12기 5차(2012년4월), 6차(2012년9월), 7차(2013년4월), 13기 1차(2014년4월), 2차(2014년9월), 3차(2015년4월), 4차(2016년 6월) 등 모두 7차례 열렸다.
직전 열린 13기 4차 회의에서는 김정은이 신설 직위인 국무위원장에 오르면서, 김정은 시대의 권력구조 개편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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