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향상 아이패드 역대 최저가?…'판매 부진'의 역설
3년만에 반토막 아이패드 부진 타개위한 가격 인하, "고객 위한 합리적 가격"으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실리콘 밸리 IT 기업들의 말은 가끔 뒤집어 들어야 이해가 쉬울 때가 있다. 고객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은 자신들의 수익을 최적화하거나, 약점을 감추기 위한 기묘하고 전략적인 수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애플은 21일(현지시간) 310만 픽셀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데스크톱 수준의 64bit 아키텍처를 갖춘 A9 칩, 온종일 사용 가능한 배터리 수명의 9.7인치형 아이패드를 사상 최저가인 329달러에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43만 원)
이는 성능이 유사한 아이패드 프로 9.7 인치 모델이 729달러부터 가격이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도 안 된다.
필립 쉴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패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이라면서, 이를 고객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천은 "가장 인기 있다"는 말과 아이패드의 판매는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14년 1분기(2013년 9월 말∼12월 말)의 아이패드 판매는 2천600만대였다. 총매출은 115억 달러. 이는 아이폰 매출 규모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맥 디비전의 2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2017년 1분기(2016년 9월 말∼12월 말)의 판매는 1천310만대였다. 매출액도 55억 달러였다. 현재 애플의 아이패드 부서는 아이폰 부서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불과 3년 만에 애플의 아이패드 사업은 반토막이 났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은 '자유낙하' 중이다.
전자기기 판매 추적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 전 세계에서 팔려나간 태블릿 PC는 총 5천2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1% 하락했다.
IDC의 라인 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 처럼 전용 키보드가 없는 전형적인 태블릿은 계속해서 설 땅을 잃고 있다"며 "사람들은 터치스크린을 갖춘 노트북과 태블릿 겸용 2대1 하이브리드 기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은 "애플의 비밀주의로 인해 이들이 향후 태블릿에 대해 어떤 전략을 지녔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이패드 사업은 매우 위험한 하락 국면에 있다는 것이며 모든 징후는 애플에 어떤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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