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내부고발자 "트럼프 백악관, 은폐 모드 들어가"

입력 2017-03-22 00:09
수정 2017-03-22 07:57
'워터게이트' 내부고발자 "트럼프 백악관, 은폐 모드 들어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 방해 가능성도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러시아 '내통' 의혹과 '오바마 도청' 주장 등으로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이 '은폐' 모드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치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사건 은폐 공작을 편 것과 흡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의 법률고문이자 내부고발자였던 존 딘은 20일(현지시간) MSNBC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백악관이) 은폐 모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공식 확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딘은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대통령에게 은폐 시도 사실을 털어놓을 것을 권유했다가 법률고문에서 경질됐다. 닉슨은 결국 법무장관을 통해 특검 수사 방해를 시도했다.

딘은 이후 닉슨이 은폐 공작에 직접 관련돼 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사실을 수사관에게 털어놓았으며, 그 역시 사법 방해죄로 처벌받았다.

그는 "그것(은폐 모드)에 관해서는 전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나는 은폐 공작의 내부에 있었다. 나는 그들이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느끼는지를 안다. 그들(트럼프 백악관)이 보내는 신호는 '우리는 이것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련한 수사관은 이걸 안다. 사람들이 추적당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안다. 지금 백악관은 그들이 무고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그들이 얼마나 죄가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보는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프릿 바라라 뉴욕남부 연방지검 검사장을 전격으로 경질한 것을 거론하며, 향후 백악관의 '수사 방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딘은 "코미 FBI 국장과 일선 수사관들은 (수사) 표적을 갖고 있고, 바라라 검사장은 해고됐다"면서 "(수사를) 방해하려는 지뢰밭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바라라 검사장을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로 불러 유임을 약속했다가 지난주 돌연 경질했다.

바라라 검사장은 해임 당시 트럼프 정부의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장관을 수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딘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든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을 전격 해임하자 "예이츠 대행은 원칙에 근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와 무지에 근거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참혹한 임기 말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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