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와인농장, 외국노동자 더 뽑기로…"자기모순' 비난 확산

입력 2017-03-21 22:59
트럼프 와인농장, 외국노동자 더 뽑기로…"자기모순' 비난 확산

포도 재배 노동자 채용 공고에 외국인만 신청…미국인 신청자 전무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소유한 버지니아 주 최대의 와인 농장이 구인난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더 채용하기로 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미국민 채용과 국산품 애용(Hire American, Buy American)을 독려하고 반(反)이민 행정명령까지 밀어붙이고 나선 가운데, 정작 트럼프 그룹 산하 기업에서는 외국인의 노동력에 기대는 자기 부정의 이율배반적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그룹 산하 와인 농장 겸 양조장인 '트럼프 빈야드 이스테이츠(일명 트럼프 와이너리)'는 농업 부문 단기 취업 비자인 'H-2A 비자'를 활용해 29명의 인력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데일리 프로그레스, 리치먼드 타임스 등 버지니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농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인 고용 정책에 부응하고자 포도 재배 담당자로 미국인 20여 명을 채용하려 했지만, 막상 채용 공고를 내자 외국에서만 신청이 쇄도하고 미국인은 단 1명도 응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버지니아 주에서 농장에 취업하면 시간당 평균 10.72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 위치한 이 농장의 서류상 소유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에릭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이 되기 전 이 농장의 TV 광고에 직접 출연해 "동해안 최대의 와이너리"라고 자랑하는 등 홍보에 공을 들여왔다.

농장 관계자에 따르면, 수십 명이 이 농장에 이메일을 보내 외국인 고용에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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