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모인 경제 엘리트, 美·中 국수주의에 화살
세계화 옹호하며 공평 분배 주장…"中, 외국기업에 불이익"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베이징에서 매년 열리는 사흘 일정의 중국발전고위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엘리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중국의 중상주의에도 경고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 보도했다.
18일 독일에서 끝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반대로 보호주의 반대 선언에 합의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베이징의 고위포럼 참석자들은 세계화의 결함을 고치기 위해 혜택을 더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집중 조명받았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증가한 데다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에서 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광범위한 인식 때문이다.
미국의 무역대표였던 찰린 바셰프스키는 "미국과 중국 모두 개방적인 글로벌 시장에 매우 큰 책임이 있다. 중국은 추가 개혁과 경제 개방, 차별적 조치 중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자국 기업을 편들며 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헨리 폴슨 전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가 균형을 잃었다면서 재설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0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에서 중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지프 랭글러 차량은 미국에서 소매가격이 4만530달러지만 중국에서는 관세 때문에 가격이 7만1천달러로 3만달러가량 비싸다.
참석자들은 잇달아 세계화의 장점을 재차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보호주의와 국수주의에 대한 우려가 행사를 지배했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18일 연설에서 "국가가 폐쇄적이고 고립되면 국민에게 좋지 않다"면서 세계화를 옹호했다.
보호주의 물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연설자들은 많지 않았으나 노벨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선진국이 불평등을 줄이고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는 "세계화와 세계 경제의 통합은 한 가지 큰 이유로 차질이 생겼다. 이익의 공유가 부족해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의 양극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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