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아베 '자유무역' 또 강조…트럼프에 한목소리
메르켈 "5월 이탈리아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좋은 기회"
일본과 유럽연합(EU) 간 자유무역협정 조속 타결 지지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유무역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보호무역 기조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단일한 목소리를 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하노버 정보통신박람회 세빗(CeBIT)의 주빈국 정상 자격으로 현지를 찾은 아베 총리와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실무오찬도 함께한 뒤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17일 주요 현안을 두고 이견을 노출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이견들이 있고 한 번의 만남으로 그건 바뀌지도 않는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고립주의를 반대하며 자유무역과 공정무역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짚었다.
메르켈 총리는 "따라서 우리는 이제 이런 것이 저마다 자기 나라들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펼쳐 봐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애초 G8이지만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배제됐기 때문에 G7으로 불리는 회의는 올해의 경우 오는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메르켈 총리는 이 정상회의 무대를 호기로 받아들였지만, 또한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문제를 풀 수 있을지, 풀 수 없을지를 말하긴 어렵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을 함께 지지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한 미국과의 공조를 강조하면서 "미국도 이에 함께할 수 있게끔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같은 맥락에서 일본과 EU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아울러, 북한 정권에 대해 핵 프로그램 중단도 촉구했다.
앞서 두 정상은 전날 세빗 개막식에 함께 참석해 '자유무역'을 앞세웠다.
두 정상의 그런 모습은 최근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보호무역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회동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됐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아베 총리는 16일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빗 개막식에서 메르켈 총리와 아베 총리 중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적 자세를 두고 자유무역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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