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너 말이야, 나치 수법 쓰고 있어" 에르도안 대놓고 도발

입력 2017-03-20 17:02
"메르켈 너 말이야, 나치 수법 쓰고 있어" 에르도안 대놓고 도발

獨외교장관 "선 넘었다. 독일은 참을성이 있는 것이지 멍청한 것은 아니다" 경고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대통령중심제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터키 대통령이 독일을 상대로 또 도발 언사를 쏟아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앙겔라 메르켈을 향해 다시 '나치' 딱지를 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은, 우리가 '나치'라고 부르면 불편해한다"면서, "특히 메르켈이 (그렇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만 바로 지금 네(sen)가 나치 수법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메르켈의 이름을 부르며, 격식을 갖추지 않은 '너'(sen)라는 표현을 썼다.

터키어로 다른 나라의 정상이나 지도자를 2인칭으로 가리킬 때는 격식을 차린 'siz'를 쓰거나 이름·직함에 '귀하'(sayin)를 붙이는 게 일반적이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은 에르도안의 발언에 "충격적"이라며 반발했다.

독일은 그간 에르도안이 독일을 향해 '나치'나 '파시스트' 같은 극언에도 "터키의 정치게임에 휘말리지 않겠다"며 반응 수위를 조절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가브리엘 장관은 독일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참을성이 있는 것이지 멍청한 게 아니다"면서 "나는 터키 외교부에 (터키가) 선을 넘었다는 점을 알렸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와 독일 당국이 자국 내 터키계 개헌 지지집회를 차단한 후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로한 터키 지도자들은 유럽을 향해 연일 극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국내 유권자뿐만 아니라 500만명에 이르는 재외 국민의 민족주의 표심을 자극해 지지세력을 집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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