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시에 목숨 건 北, 1년만에 '개발창조형 로켓' 성과

입력 2017-03-21 04:00
수정 2017-03-21 06:17
김정은 지시에 목숨 건 北, 1년만에 '개발창조형 로켓' 성과

김정은, 작년 3월 "로켓 생산·기술관리 견본모방형 벗어나야"

北 신조어 '개발창조형' 주목…"경제 전반에 확산 시도할 듯"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8일 진행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을 계기로 북한의 로켓 공업이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환됐다고 밝히면서 '개발창조형'이라는 신조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3월 미사일 조립공장을 시찰하면서 '로켓 공업의 개발창조형 전환'을 지시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서 확인돼 이 용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이번 로켓엔진 시험에 대해 "다른 나라의 기술을 답습하던 의존성을 완전히 뿌리 뽑고 명실공히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변된 주체적인 로켓 공업의 새로운 탄생을 선포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대사변"이라고 극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로켓 공업 발전에서 대(大)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흥분된 어조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북극성 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신조어를 언급했지만, 당시에는 개발창조형 로켓 공업의 '완성'을 선포하지는 않았다.

북한 매체의 보도대로라면 북한의 미사일 기술자들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김 위원장이 작년에 지시한 '개발창조형' 미사일 개발 목표를 만 1년 만에 달성한 것으로 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작년 3월초 북한의 핵심 미사일 생산기지로 알려진 태성기계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공장의 생산 및 기술관리 공정을 견본모방형이 아니라 개발창조형으로 전변시켜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1980년대 평양과 가까운 남포시 잠진리에 세워진 태성기계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탄도미사일 생산시설로, 미사일 제작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의 당시 '견본모방형' 발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지금까지는 외국 미사일을 가져다가 모방하는 방식이었음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러시아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을 제작하는 등 외국 미사일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개발해왔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지금까지 북한은 구소련과 중국의 미사일을 들여와 모방하거나 개량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제작해왔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에 '개발창조형 전환'을 선포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군 전문가는 "미사일기술통제와 전략물자 수출 금지에 묶인 북한이 새로운 것을 하나씩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기술자들이 '김정은의 명령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등장하는 '개발창조형'이란 용어는 작년 3월 김 위원장의 태성기계공장 시찰 보도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작년에도 간간이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한 노동당 '사업총화보고' 연설에서 "공장·기업소들의 생산과 기술관리 공정을 개발창조형으로 전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앞으로 경제 전반에서도 "국방부문을 따라 배워 개발창조형으로 전환하자"고 주민을 독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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