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의장, 리센룽·고촉통 면담…고속철 사업 협조 요청

입력 2017-03-20 19:09
수정 2017-03-20 21:56
丁의장, 리센룽·고촉통 면담…고속철 사업 협조 요청

리센룽 "개인적으로 한국 고속철에 좋은 인상 느껴"

고촉통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문"

(싱가포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싱가포르를 방문중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20일 오후 대통령궁에서 리센룽(李顯龍) 총리와 전 총리인 고촉통(吳作棟) 명예선임장관을 예방했다.

정 의장은 싱가포르 전·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싱가포르가 동참해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양국 간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데 싱가포르 정부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장은 리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에 한국 기업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한국은 1992년 고속철도 도입 이후 관련 분야에 많은 경험을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고속철 관련 주요 기술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이전할 것"이라며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리 총리는 "한국에서 서울-경주 구간 고속철을 타본 적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한국 고속철에 좋은 인상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리 총리는 또 "한국-싱가포르 FTA가 발효된 지 많은 시간이 흘러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싱가포르가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상호의존도를 높이면 불확실성의 시대를 극복하는 좋은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통과하는 복선 고속철도 350㎞ 구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150억 달러(한화 약 16조8천억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고속철도공단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올해 말 상부시설을 공동발주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한국철도시설공단·현대로템·LS산전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중국, 일본 기업과 경쟁 중이다.

정 의장은 고촉통 명예선임장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국제사회가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공동보조를 취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 명예선임장관은 "한반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다"며 "북한의 젊은 지도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 명예선임장관은 "(김정은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예측 가능성을 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계획 또는 실수로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중·한·일은 북한의 핵 개발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고도화가 계속되면 미국이 북한 핵 시설 폭격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촉통 선임장관은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싱가포르 총리를 지냈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싱가포르 선임장관 겸 통화국 총재를 맡았다. 2011년부터는 명예선임장관으로 재임 중이다.

리센룽 총리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장남으로 부친이 총리 재직 중이던 198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20여년 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으며, 2004년 고촉통 명예선임장관에 이어 총리직에 올랐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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