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싱가포르 국회의장 면담…고속철 수주 협조 요청
정 의장 "한국 기업 안전성·기술이전에 경쟁력 있어"
할리마 야콥 의장 "한국 기업 입찰과정에서 경쟁력 인정받을 것"
(싱가포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은 20일 싱가포르 국회를 방문,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장은 야콥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 컨소시엄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한국의 KTX는 1992년 운행을 시작해 25년간 운행한 실적이 있다"며 "고속철도는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한데 이와 관련해 국제철도연맹에서 한국이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철도는 건설도 중요하지만, 유지보수와 기술이전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은 이 모든 것을 제공할 의지가 있을 뿐 아니라 국영기업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에도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야콥 의장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양국 장관들이 협의 중"이라며 "한국의 역량이 증명된 만큼 입찰과정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사업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통과하는 복선 고속철도 350㎞ 구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약 150억 달러(한화 약 16조8천억원)에 달한다.
말레이시아 고속철도공단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올해 말 상부시설을 공동발주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한국철도시설공단·현대로템·LS산전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중국, 일본 기업과 경쟁 중이다.
정 의장은 싱가포르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에 감사를 표하면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에 싱가포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양국 의회 간 교류가 소원했다"며 "할리마 야콥 의장님도 한국 국회를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야콥 의장은 "싱가포르 국민과 의원들은 한국에 호감을 느끼고 있다"며 "싱가포르 의회 역시 한국 국회와의 교류를 강력하게 바란다"고 답했다.
야콥 의장은 싱가포르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세 번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지역개발·체육·청소년부 장관과 사회·가족발전부 장관을 지냈다.
야콥 의장과의 면담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원욱·안호영, 자유한국당 조훈현, 국민의당 윤영일, 바른정당 강길부 의원이 배석했다.
정 의장은 이날 할리마 야콥 국회의장 면담에 이어 싱가포르 대통령궁에서 고촉통(吳作棟) 명예선임장관과 리센룽(李顯龍) 총리를 연이어 면담할 예정이다.
고촉통 선임장관은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싱가포르 총리를 지냈고,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싱가포르 선임장관 겸 통화국 총재를 맡았다. 2011년부터는 명예선임장관으로 재임 중이다.
리센룽 총리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장남으로 부친이 총리 재직 중이던 1984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20여년 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으며, 2004년 고촉통 명예선임장관에 이어 총리직에 올랐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