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현증장엄론 역주·끙끙 앓는 하나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현증장엄론 역주 = 범천 역주.
불교의 반야(般若) 사상의 핵심을 정리한 논서 현증장엄론(現證莊嚴論)이 국내에 처음 번역·소개됐다.
'현증장엄론 역주'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 승가대학에서 반야부 과정을 마친 범천 스님이 현증장엄론을 한국어로 옮기고 이에 대한 해설을 붙인 책이다.
현증장엄론은 성불(成佛)을 위한 수행의 단계와 그 성과로 이룬 부처의 법신(法身)에 관해 설명한 책으로 5세기 인도의 미륵(彌勒·Maitreya)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8세기 티베트에 전해졌으며 반야 사상의 발전과 대승불교 융성에 크게 기여한 책으로 평가된다.
티베트 스님들은 승원에서 필수 교학 과정으로 아비달마학, 반야학, 중관학, 불교논리학을 배우며, 현증장엄론은 반야학 과정의 입문서에 해당한다.
범천 스님은 "한국은 대승불교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대승불교 임장에서의 기본적인 교리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논서가 그러한 공백을 메워줄 귀중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출판사. 496쪽. 3만원.
▲ 끙끙 앓는 하나님 = 김기석 지음.
'끙끙 앓는 하나님'은 김기석 서울 청파교회 담임목사가 쓴 구약 예레미아서 해설서다.
'눈물의 선지자'로 불리는 예레미아는 유다 왕국의 예언자다. 예언자로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가혹했다. 왕국의 타락상을 지켜보며 그는 동족들에게 회개하지 않으면 나라가 패망할 것이라고 눈물로 경고했다.
하지만 예언자의 간곡한 호소는 허사였다. 예언대로 예루살렘은 패망하고, 백성들은 포로가 되어 바빌로니아로 끌려갔다.
저자는 '끙끙 앓는 하나님'에서 정의와 공의(公義)가 무너지고 변화를 갈망하는 촛불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시대에 '예레미야를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저자는 질문에 대해 "중첩된 어둠이 우리를 삼키려 하는 이 시대에 예레미야를 읽는 것은 길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우리를 길들이려는 세상에 대한 저항이다"라고 답한다.
또 "이 눈물의 땅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희망을 노래하기 위함"이라며 "이 책이 그러한 길을 모색하는 이들 앞에 던져지는 희미한 불빛이라도 되면 참 좋겠다"고 밝힌다.
꽃자리. 464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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