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한일선 북핵·사드 강경발언·중국선 자제 왜?

입력 2017-03-19 19:41
수정 2017-03-19 19:44
틸러슨 한일선 북핵·사드 강경발언·중국선 자제 왜?

中 알아듣도록 전하되 대외공표 자제했을수도

미중정상 첫 회담 감안 對中 압박카드 아꼈을수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19일까지 한중일 순방을 마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에서는 북핵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강경발언을 쏟아내놓고 정작 중국에선 민감한 발언을 자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틸러슨 장관은 15∼17일 일본 방문과 17∼18일 한국 방문때 "과거 20년간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이제 끝났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대북 메시지 뿐 아니라 대 중국 메시지도 강경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촉구했고, 사드 보복도 "부적절하다", "우려스럽다"는 등 표현을 써가며 자제를 요구했다.

그랬던 틸러슨 장관은 18일 중국에서 열린 왕이(王毅) 외교부장과의 회담 등 방중 계기에 사드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고, 북한 핵위협을 강조하면서도 미중 양국이 공동노력하겠다는 정도의 언급에 그쳤다.

서울에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고 했던 틸러슨은 베이징에서 왕 부장이 제재와 대화 병행을 강조하며 자신과 상이한 견해를 밝혔음에도 공개적으로 이견을 피력하지 않았다.

우선 이번 틸러슨의 방중과 미중 외교장관 회담은 내달 미중 정상회담이라는 '본게임'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중국 측이 알아듣도록 메시지를 전했지만 미중정상회담에 하이라이트가 비춰지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민감한 메시지는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또 다른 분석은 트럼프 행정부 미중관계의 첫 단추를 끼우는 시기인만큼 중국과 가급적 '정면충돌'은 피하자는 방침을 세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방중때 틸러슨이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 등 카드를 꺼내며 왕 부장과 서로 낯을 붉힐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중관계의 스타트를 부드럽게 가져가기 위해 이번엔 카드를 빼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만큼은 중국에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주문하고, '안보리 제재 플러스 알파'는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다음 계기가 있을 때 쓰기 위해 아껴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어느 쪽인지는 내달 미국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때 판가름날 전망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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