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새 여왕은 나" 여자 골프 새해 첫 대회 정상(종합)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배선우 제압
중국 CCTV, 김해림의 후원사 롯데 로고 노출 않고 중계해 빈축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해림(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새해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해림은 19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 코스(파73)에서 열린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 승부 끝에 배선우(23)를 제치고 올해 KLPGA 투어 첫 챔피언이 됐다.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김해림은 4언더파 69타를 친 배선우에 동타를 허용해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둘은 3라운드 최종 합계 14언더파 205타를 적어냈다.
18번홀(파5)에서 치른 두번째 연장전에서 김해림은 두 번 만에 볼을 그린 앞에 가져다 놓은 뒤 세번째샷을 홀 1m 옆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배선우는 첫번째 연장에 이어 두번째 연장에서도 3m 버디 기회를 놓쳐 땅을 쳤다.
지난해 생애 첫 우승에 이어 메이저대회까지 제패해 KLPGA투어에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김해림은 박성현(23)이 떠난 뒤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국내 무대 1인자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작년 10월 KB 스타 챔피언십 제패 이후 5개월 만에 통산 세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은 김해림은 특히 3승 가운데 2승을 연장전에서 따내 '연장전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해림은 퍼팅 부진에 샷마저 흔들려 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4번홀(파4) 보기로 배선우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김해림은 배선우의 추격을 좀체 따돌리지 못했다. 14번홀(파4) 보기로 1타차 2위로 내려앉은 김해림은 15번(파3), 17번홀(파4)에서 맞은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18번홀(파5)에서 기어코 버디를 만들어내 파에 그친 배선우를 따라잡았다.
첫번째 연장에서는 티샷이 해저드에 들어가는 위기를 맞았지만 벌타를 받고도 파를 지켜내 기사회생했다.
연장전에서 쓴맛을 봤지만, 배선우도 새해 첫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쥐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박성현이 떠난 이후 국내 최장타자 자리를 물려받게 된 김민선(22)과 작년 신인왕 이소영(20)이 배선우, 김해림에 3타 뒤진 공동3위에 올랐다.
작년에 3승을 올리며 대상을 거머쥐어 올해 국내 넘버원 1순위로 꼽힌 고진영(22)도 6위(10언더파 209타)로 대회를 마쳐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지만 상위 10위 이내에는 공동3위 조지아 홀(잉글랜드) 말고는 LET와 중국 선수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지에서 대회 중계 영상 제작을 맡은 중국 CCTV는 이날 상식 밖의 영상을 송출해 빈축을 샀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CCTV는 김해림의 먼 거리에서 영상을 잡거나 카메라 위치를 조정해 후원사 롯데 로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김해림의 우승 퍼트 순간도 먼거리에서 촬영한 영상과 뒷모습만 송출했다.
CCTV는 롯데 후원 선수가 우승하면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kh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