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브아' 응원에 힘 얻은 대니 "우린 전사다"
현대캐피탈 팬들, 크로아티아 말로 대니 응원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다니엘 갈리치(30·등록명 대니)가 서비스 라인에 들어서면 천안 홈팬들은 '보르브아'를 외친다.
대니의 태어난 크로아티아에서 '힘내라'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대니는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받는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대니가 현대캐피탈에 큰 힘을 실었다.
현대캐피탈은 1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17 25-18)으로 눌렀다.
대니는 팀 내 최다인 14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은 무려 63.15%였다.
사실 현대캐피탈은 대니의 공격력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대니가 훈련 중 허리를 다쳐 기대치는 더 줄었다.
최태웅 감독마저 "블로킹과 수비에서만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하지만 이날 대니는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와 블로킹에서도 힘을 보탰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오늘 대니는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대니는 "허리는 괜찮다. 단기전에서는 몸이 조금 아파도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내야 한다"며 "나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조금씩은 아프다. 지금 우린 전사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대니는 현대캐피탈이 2월에 영입한 '대체 선수'다.
팀에 적응할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대니는 "시즌 중 팀에 합류해 힘든 점이 있긴 하다. 특히 크로아티아와 시차에 적응하느라 힘이 들었다"며 "코칭스태프, 동료들이 나를 많이 도와줬다. 다행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을 주도하는 V리그에서 대니는 '색다른 선수'다. 수비와 블로킹 비중이 높아 화려함과 거리도 있다.
하지만 대니는 "수비와 블로킹을 포함해 여러 부문을 잘 소화하는 게 내 장점"이라고 했다.
정규리그에서 대니의 '화력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대니의 단점은 장점이 됐다.
천안에 '보르브아'를 외치는 소리가 커졌고, 크로아티아 전사 대니는 끊임없이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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