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미·중 北 심각성 공유·협력은 긍정적"
롬버그 "내달 정상회담 앞두고 양국 협력 전환점 될 수도"
틸러슨 '군사옵션' 발언에는 우려 목소리 나와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이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을 모색한 것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미·중 양국이 비록 북한 문제 해결 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재확인하긴 했으나, 북한 위협에 따른 역내 안보와 평화 위기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 외교부장이 회담한 후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미·중이 군사적 충돌로 발전해가는 현 상황의 실제적인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또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회담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 위협이 한층 고조된 현 상항에 대한 책임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데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지만,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것을 강력히 선호한다는 점을 상호 확인했다는 것이다.
롬버그 연구원은 특히 틸러슨 장관이 '비핵화'를 전제하지 않는 대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요구한 것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를 영구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이번 회담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미·중 협력 약속은 잠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그것이 지금 당장 구체적인 조치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띨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달 양국 정상이 만나서 '비방 게임'(blame game)을 하거나 상황 악화에 대해 누구의 책임이 더 큰지를 놓고 논쟁하기보다는 직면한 도전들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을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안보, 그리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전략적 도전 위협을 진정으로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데 있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틸러슨 국무장관이 앞선 한국 방문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초강력 제재 및 압박 방침을 강조하면서 '군사 조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북 핵·미사일 문제에 있어 북한과 함께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군사 옵션 사용의 비현실성과 위험성을 지적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북한의 장사정포 사거리 안에 2천800만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고, 북한에는 수천 발의 스커드·노동 미사일이 있다. 틸러슨 장관이 (남북간) 상호 억지의 현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 박사도 "틸러슨 장관의 거친 발언이 문제 해결로 나아가는 타당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한 전략이 아니라 메시지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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