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취임 선물'로 청와대 간 진도개 귀향 여론

입력 2017-03-18 14:48
'박 전 대통령 취임 선물'로 청와대 간 진도개 귀향 여론

희망이·새롬이 진도간다면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도 관심

진도개사업소 "특별사정 감안해 지정 가능성 있어"

(진도=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 전남 진도 밖으로 나갔던 진도개가 다시 돌아오면 천연기념물(제53호)로 지정될 수 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선물이었던 진도개 희망이(수컷)·새롬이(암컷)를 고향 진도로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외부 반출 진도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도에서 자라던 진도개가 팔려 섬 밖으로 나가면 되돌아오더라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않는다.

천연기념물 보호지역을 벗어났기 때문에 자격 자체가 없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도개라도 진도를 벗어나면 같은 이유로 천연기념물 지정에서 취소된다.

희망이·새롬이는 강아지(생후 50일)때 서울로 보내져 천연기념물 지정을 받지 못한 채 진도에서 나갔다.

청와대에서 지내며 새끼를 7마리나 낳아 기르면 귀하신 대접을 받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외부단체 등에 분양됐거나 될 처지에 놓였다.

진도 주민들은 희망이·새롬이가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함께 가지 못했다는 소식에 차라리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특히 '퍼스트 독(first dog.대통령 반려견)'이라는 명찰이 붙여진 채 프리미엄 번식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진도 주민들은 희망이 새롬이가 고향에 돌아 온다면 '외부 반출 진도개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도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차제남 진도군 진도개사업소장은 18일 "진도개가 진도 밖으로 나가면 천연기념물 지정 자격을 상실한다"며 "그러나 희망이와 새롬이에 대해서는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소장은 "지금까지 외부로 반출됐다가 다시 진도로 들어와 천연기념물로 재지정된 사례는 없지만 희망이와 새롬이는 특별한 경우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견이 현재 진도에 살아있는 등 4∼5대째 순수혈통이 확실하고 여러 특별한 사정 등을 감안, 천연기년물 지정을 위한 심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차 소장은 내다봤다.

진도개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은 진도개 관련 사육가와 연구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진도군 산하 진도개심사원이 맡는다.

문화재청의 진도견 관리지침에 의거, 진도에서 태어난 진도개를 대상으로 한다.

모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에 한해 6개월 이상이 될 때 전체적 체형, 색깔, 귀의 생김새, 이의 모양 등을 심사해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한다.



현재 진도에 진도개 1만2천여마리중 6천여 마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차 소장은 "희망이·새롬이가 진도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귀향해 천연기념물 지정 심사를 받는다면 최초 선례가 되는 만큼 최종 심사를 통과하기까지 철저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희망이·새롬이를 키우다 서울도 보냈던 김기용(56)씨도 착잡한 최근 심경을 전했다.

김씨는 "탄핵 이후 희망이·새롬이까지 천대를 받은 것 같아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잘만 키워준다면 무슨 걱정이겠냐"면서도 다시 키우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3pedcr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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