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찾은 한화, 미래의 김태균·이용규 '쑥쑥'
외야수 김원석, 내야수 김주현 시범경기서 맹활약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끊이지 않는 부상자와 더딘 세대교체.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풀리지 않는 숙제다.
한화의 전·현직 사령탑인 '야구계 3김' 김인식(70), 김응용(76), 김성근(75) 감독 모두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 마지막 해인 2017시즌, 한화는 봄부터 벌써 부상자 때문에 고민이 깊다.
국가대표 중견수 이용규(32)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이후 팔꿈치 부상이 악화해 4월 중순까지 출전이 어렵고, 주전 2루수 정근우(35)는 무릎 수술로 시즌 초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30대를 훌쩍 넘긴 한화는 부상 예방과 세대교체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한화는 미래의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할 만한 '원석'을 찾아가는 중이다.
특히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외야수 김원석(28)과 내야수 김주현(24)이다.
김원석은 시범경기에서 중견수로 출전하며 맹활약해 이용규의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 차례 방출 이후 한화에 재입단한 선수인 김원석은 지난해 1군에서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시원한 장타력을 뽐낸다.
한화가 치른 4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원석은 1번부터 5번 타순까지 골고루 들어가며 타율 0.143(14타수 2안타)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낮지만, 홈런 2개를 터트린 김원석은 이 부문 리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안타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펜스 앞까지 꾸준히 타구를 날리면서 중장거리 타자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견수 수비도 안정적이고, 작전 수행능력도 나쁘지 않아 이용규가 복귀한 뒤에도 백업 외야수로 1군에 머무를 능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스프링캠프 종료 후 "외야 오른손 타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김원석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호평한 김성근 감독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거포 유망주' 김주현도 시범경기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김주현은 1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회말 2사 후 대타로 등장해 마정길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좌익수 머리 위로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경기 후 "김태균, 이성열, 윌린 로사리오의 스윙을 보며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 김주현은 전형적인 거포 유형의 선수다.
천안북일고-경희대 출신인 김주현은 대학교 4학년 때 홈런 5개를 기록했고, 한화는 김태균 뒤를 이을 후보로 그를 점찍었다.
작년에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시즌 막판에야 1군 데뷔전을 치렀던 김주현은 올해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여전히 김태균은 타석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만,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김주현의 출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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