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ㆍ패션' 결합한 이슬람 여성 의류 스타트업 인기
CNN "8억 명 시장에 세계 유명 의류업체들도 가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전 세계적으로 8억 명에 달하는 이슬람권 여성. 그러나 이들은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천)과 아바야(몸을 모두 덮는 망토 스타일의 옷)로 상징되는 전통의상으로 인해 그동안 패션업계의 주요 공략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이슬람권 여성을 겨냥한 의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
이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많은 이슬람권 여성들이 자신들의 신앙에 부합하면서도 패녀서블한 의류를 제공하는 한 스타트업의 인스타그램 웹사이트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나피사 바카르와 셀리나 바카르 자매가 2015년 창업한 '아말리아'는 이슬람 여성 의류 전문 웹사이트로 현재 25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다.
올해 24세인 나피사 CEO는 "우리는 이슬람 여성들이 스타일리시 하면서도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과 부합하는 옷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아말리아는 이런 개인적인 답답함 속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출신으로 영국에서 성장한 이들 자매는 성인이 될때까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고민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슬람이 자신들의 삶에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직면하게 된 도전들을 깨닫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에는 H&M, ASOS 및 Zara와 같은 주요 의류업체의 큐레이팅 컬렉션이 있으며 고객은 온라인으로 직접 옷을 주문할 수 있다.
CNN은 "이 인스타그램 페이지는 이슬람권 여성이 그들의 관점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면서도 올바른 옷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여성이 이슬람 의상을 경험하는 '파트 타임 히자비(part-time hijabi)가 되기 위한 여정','모든 사람에게 다르게 보이는 권한'과 같은 제목을 붙인 이색적인 블로그와 기사도 게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피사는 "우리는 단지 의류 브랜드가 아니라 문화적 변화의 툴"이라면서 "궁극적인 목적은 점차 다변화되는 세상에서 이슬람의 인식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이슬람 여성 의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돌체앤가바나와 DKNY와 같은 대형 패션업체들도 수년 전부터 이슬람 여성 의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말했다.
나피사는 "만일 이상적인 사회라면 아말리아 같은 회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문화와 가치와 타협한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올바른 옷을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이런 회사의 얘기가 주류 언론의 소재로 등장하는 일도 없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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