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에 '전쟁 선포' 박삼구…"절대 안 뺏긴다는 뜻"
인수자금 확보 실패 관측…매각전 좌초에 기대 거나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싸고 이례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게 연일 공세를 퍼부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채권단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그만큼 금호타이어를 가져오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채권단과 마찰을 빚는 것이 인수를 시도하는 입장에서 좋을 것이 없고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금호타이어를 순순히 넘기려는 뜻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일단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이 공식적으로 허용한 범위 내에서 박 회장이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박 회장 개인 자격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투자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컨소시엄 구성'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돼 투자자를 더 수월하게 끌어오는 길을 만들거나, 채권단과 갈등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가 인수를 포기하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시점부터 박 회장 측이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연일 공세를 퍼부었다는 점에서 채권단을 곤란하게 만들어 매각전을 좌초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외부 환경이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도 채권단을 공격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로 반 중국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방산 기능까지 담당하는 국내 타이어 업체를 중국에 넘긴다는 것에 반발하는 여론이 조성됐다.
'국부 유출' 논란은 지역과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광주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당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를 중국에 매각하는 데 반대 목소리를 냈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과 광주상공회의소, 광주경제인총협회 등 경제단체도 같은 날 더블스타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 카드와 반중 여론을 십분 활용해 금호타이어를 품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그룹 입장에서 '캐시카우'라는 강점뿐 아니라 박 회장의 그룹 재건과 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반드시 가져와야 할 회사"라며 "박 회장이 마치 신체의 일부로 생각해 절대 더블스타에 넘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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