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버려지는 영농 폐비닐 6만6천t…자연이 병든다

입력 2017-03-19 07:16
연간 버려지는 영농 폐비닐 6만6천t…자연이 병든다

농약 폐용기 1천300만개도 미수거…"대책 필요"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매년 전국적으로 6만6천여t의 농업용 폐비닐이 수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병·비닐봉지 등 폐농약용기도 1천300여만개가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토양 오염 방지 등 환경 보호를 위해 영농 폐기물 수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환경공단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영농 폐비닐과 폐농약용기 등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지자체가 수거 의무가 있으나 현재 한국환경공단이 수거를 대행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 통계를 보면 2015년 전국에서 32만3천여t의 농업용 폐비닐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공단이 밭 등에 펼쳐 사용하는 멀칭용 비닐 등 18만7천t을 수거하고, 민간 업체들이 하우스용 비닐 7만여t을 수거해 79.6%(25만7천여t)의 수거율을 기록했다.

또 유리 또는 플라스틱으로 된 병과 비닐봉지 등 폐농약용기 7천182만여개 중 81.4%인 5천847만여개가 환경공단에 의해 수거됐다.

하지만 영농 폐비닐 6만6천여t과 폐농약용기 1천335만여개는 수거되지 못한 채 사실상 농지 주변 등 자연 속에 버려져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공단은 미수거된 폐비닐이나 폐농약용기 중에는 농민들이 자체 소각했거나 유실된 것도 많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환경을 오염시키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올해 영농 폐비닐 1만4천t과 폐농약용기 260만개를 수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16억5천여만원의 장려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 수거 목표량은 2015년 기준 도내 발생 폐비닐 3만5천700여t, 폐농약용기 499만7천여개와 비교하면 39%와 52%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는 물론 전국적으로 폐비닐과 폐농약용기 등 영농 폐기물이 최근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공단은 영농 폐기물 수거를 활성화하기 위해 폐농약용기 수거 보상비를 유리병의 경우 지난해까지 1㎏ 50원에서 올해 100원으로, 폐봉지는 60원에서 80원으로 인상했다.



폐비닐 수거 때도 1㎏당 100원의 보상비를 준다.

공단은 폐기물 처리시설을 보강하는 한편 농민 등을 대상으로 홍보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경기도도 올해 폐비닐 공동 집하장을 151곳에서 192곳으로 41곳 늘리고, 봄과 가을 집중 수거 기간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수거 시 환경공단 보상비 외에 추가 장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사무총장은 "폐비닐과 폐농약용기 등을 방치하면 환경오염은 물론 다른 동물과 사람에게도 결국 피해를 주게 된다"며 "재정적으로 여유가 없는 농촌지역 지자체에 수거를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농촌 주민의 고령화로 폐기물 수거가 어려운 만큼 이들의 복지 차원에서라도 위탁 수거 등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뒤 "농업용 비닐이나 농약 생산 업체에서도 일정 부분 수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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