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서 우익 포퓰리즘 맞서는 진보성향 '젊은 피' 약진

입력 2017-03-18 11:00
유럽 각국서 우익 포퓰리즘 맞서는 진보성향 '젊은 피' 약진

和클라버·佛마크롱·伊렌치…30·40대 주자에 젊은층 지지 폭발적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반(反)이민, 반(反)유럽'을 내건 극우 포퓰리즘이 확산하는 유럽 각국에서 진보 성향의 젊은 정치인이 약진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제1당을 유지한 집권여당 마르크 뤼테 총리나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보다 GL(녹색좌파당)의 예시 클라버 대표가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GL은 150석 중 14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이는 지난 2012년 총선보다 무려 10석이 늘어난 것으로, 의석 증가 폭으로만 보면 원내 진출 정당 중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선거기간 극우 포퓰리즘 광풍을 막는 '방풍막'이 되겠다는 클라버 대표의 약속이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덜란드 총선은 극우 빌더르스 대표의 자유당(PVV)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점쳐지면서,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파괴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올해 30세의 클라버 대표는 지난 5일 정당대표 총선 토론에서 수려한 용모와 조리있는 말솜씨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클라버 대표는 토론 방송 직후 인터넷 검색 순위에서 뤼테 총리와 빌더르스 대표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연상시키는 훤칠한 외모로 '네덜란드의 트뤼도'로 불리며, 화려한 언변 덕에 '네덜란드의 오바마'라는 별명도 있다. 클라버 대표는 집권하면 내각을 여성 50%, 남성 50%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4∼5월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에서도 '30대 기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39세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무서운 속도로 세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당선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횡령 스캔들로 추락하고, 극우 포퓰리스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주춤하는 사이 마크롱은 최신 여론조사 1차 투표 지지도에서 1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마크롱은 중도좌파 사회당 출신이지만 '제3 지대론'을 강조하며 우파진영의 표까지 노리고 있다.

사랑 등 사생활에 관대한 프랑스의 특성상, 25세 연상인 부인과의 러브 스토리 역시 마크롱의 정치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마테오 렌치(42) 전 총리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렌치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상원 축소를 골자로 한 정치개혁 국민투표 부결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차기 총선에서 재집권하겠다는 구상을 펴고 있다.

2009년 피렌체 시장에 당선돼 이탈리아 정계에 이름을 알린 렌치는 청바지, 가죽점퍼, 복고풍 선글라스 차림을 즐기고 소셜 미디어로 생각을 밝히는 참신함으로 취임 초 젊은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었고, 2014년 이탈리아 사상 최연소 총리로 지명됐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을 겨냥, 포퓰리즘에 맞서 싸우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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