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서 사라진 휴지통 다시 늘린다…농구골대·퀴즈 휴지통도
서울시 올해 260개 추가 설치…종량제로 7천600개→3천700개 급감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출근길에 커피를 테이크아웃했는데 다 마신 뒤 컵 버릴 곳이 없어 회사까지 들고 갔네요."
길거리 휴지통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려 서울시가 올해 휴지통 263개를 거리에 추가로 설치한다.
시는 '2017년 가로휴지통 확대보급 추진 계획'에 따라 다음 달 7일까지 자치구별 휴지통 설치 계획을 받아 추진한다고 밝혔다.
거리 휴지통 부족 현상은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종량제 봉투를 돈을 주고 사야 하자 일부 시민이 길가에 놓인 휴지통에 쓰레기를 내다 버려 자치구들이 휴지통을 없애기 시작한 것이다.
1995년 서울 거리에 7천607개 휴지통이 자리를 지켰지만, 2007년 3천707개로 반 토막이 났다.
이후 '쓰레기 버릴 곳이 없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무단투기 등 부작용이 심해지자 휴지통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작년 거리에 설치된 휴지통은 5천640개로 1995년의 74% 수준을 겨우 회복했다.
계속되는 민원에 시는 2015년부터 자치구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자체 보급 등 방식으로 휴지통 늘리기에 나섰다.
올해는 시 자체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한 압축 휴지통 20개를 설치한다.
쓰레기를 압축해 부피를 5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이 휴지통은 시민이 많이 찾는 서울대공원(6개)과 한강공원(4개), 새활용플라자(4개), 한옥마을(4개), 보라매공원(2개) 등에 설치한다.
시는 작년까지 2년 동안 인사동, 명동, 홍대입구 등 관광객·인파가 몰리는 지역에 압축 휴지통 44개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자치구 신청을 받아 항아리형 휴지통 243개 설치를 지원한다.
지원예산은 총 4천만원이며 종로구·용산구·관악구·광진구 등 보조금을 신청한 13개 구에 180만∼400만원을 지원한다.
휴지통을 농구 골대처럼 만들거나 '여덟 시간 이상 푹 잤나요?' 등 간단한 'O·X 퀴즈'를 풀고 답에 쓰레기를 던지게 하는 등 자치구별로 흥미를 유발하는 신선한 아이디어도 적용한다.
쓰레기통을 모두 없앴던 서초구는 작년 강남대로에 커피 컵 모양의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설치해 호응을 받기도 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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