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진태 '서문시장 출정식' 논쟁에 김관용도 가세
범보수 주자들 연일 洪에 견제구…유승민 "개혁보수와 거리 먼 낡은 우파"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범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은 1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동시에 비판하며 '홍준표 때리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 중 3분의 1가량을 흡수하며 보수의 새로운 주자로 부상하자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도 홍 지사의 '대구 서문시장 출정식'을 둘러싼 논쟁을 이어갔다.
전날 홍 지사는 자신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는 것에 대해 김 의원이 비판하자 "걔(김 의원)는 내 상대가 아니다. 앞으로 애들 얘기해서 열 받게 하지 말라"고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후보의 발언은 공당의 대선 경선 후보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발언"이라며 "나는 다른 당 후보와 경쟁하기 위해 나왔지, 우리당 후보끼리 이러려고 나온 게 아니다. 품위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 논쟁에 가세했다. 그는 별도 성명을 내고 "큰 화재로 불행을 당한 서문시장과 시장 상인들을 생각해서라도 볼썽사나운 시비와 싸움을 멈추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서문시장의 애환도 모르는 손님들이 서문시장에 와서 싸우고 있으니 정작 어머니가 서문시장에서 팥죽을 끓여 팔고 시장통 알바(아르바이트)로 먹고 자란 제 입장에서는 너무도 어이가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들도 홍 지사 견제를 이어갔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로 감옥에 갔다 오거나 재판을 받는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아 대법원 판결을 남겨두고 있다.
유 의원은 '우파 스트롱맨(strong man·독재자)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홍 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분이 싸움 잘하시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보수정권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개혁적 보수와 거리가 먼 낡은 우파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지사와 보수 후보 단일화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그분은 애매하다"며 "만약 홍 지사도 친박(친박근혜) 표를 얻기 위해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못한다고 말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 본인 지지율이 탄핵 인용 이후에도 오르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한국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저렇게 승복까지 안 할 줄은 몰랐다"며 "대선이 진행되면 탄핵 문제나 박근혜 정부의 잘못에 대해 보수 안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때가 분명히 올 것"이라고 답했다.
바른정당 남경필 캠프의 정두언 전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지사에 대해 "그분 역시 한 자리 숫자 이상을 넘어가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의원은 홍 지사가 아직 성완종 리스트 사건 최종심이 남아 있는 것을 두고 "우리나라는 왜 그런 걸 안 따지는지 모르겠다"며 "외국 같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겠나. 소위 정치 선진국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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