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보류'·李 '반대'…TV토론서 사드 입장 갈려

입력 2017-03-17 14:33
수정 2017-03-17 14:47
文·安 '보류'·李 '반대'…TV토론서 사드 입장 갈려

文 "OX 말할 문제 아냐"…安 찬반 팻말 들었다 내리며 "졸속처리는 반대"

李 "단추 잘못 끼웠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1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두고 입장이 갈렸다.

이들은 이날 MBN에서 열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사회자로부터 '사드배치에 반대를 해도 되겠느냐'는 질문과 함께 'O'와 'X' 팻말로 답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아무 팻말도 들지 않으면서 입장표명을 보류했고 이 시장은 'O' 팻말을 들고서 사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입장을 보류한 이유에 대해 "사드배치는 다음 정부에서 국회비준 등 충분한 공론화 과정, 외교적 노력을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O'냐 'X'냐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와 국익을 함께 지키는 문제이자 한미동맹과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함께 지켜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다. 저는 그 두 가지를 함께 해결할 복안과 자신이 있다"며 "중국은 우리 기업에 과도한 보복정치를 중단하고 양국 우호관계를 훼손해서는 안된다. 또 정부는 중국과 관계 회복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사드배치 합의를 존중하자는 입장을 밝혔던 안 지사는 처음에는 팻말을 들고 입장을 보이려다가 다시 팻말을 내리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안 지사는 "한미의 기존 합의는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환경영향평가 등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밟아야 한다. 더군다나 대선을 앞두고 황교안 정부 체제 내에서 조기에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동맹이 어떤 경우든 대중국 봉쇄전략으로 발전하거나 중국을 적대하는 동맹이 아니라는 사실을 부각해 이 문제를 풀겠다"며 "한미동맹과 튼튼한 안보, 한·중의 동반자적 협력 모두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사드 반대 입장을 밝힌 이 시장은 "사드는 대한민국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도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임을 인정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도 나빠지고 있다. 이미 결정된 것이니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추를 잘못 끼웠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강단과 용기를 가진 제가 시진핑이나 트럼프와 담판을 지을 수 있다. 용기와 결단력을 가진 이재명 같은 신념이 확고한 사람에게 맡겨달라"라고 당부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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