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원전사고 日후쿠시마서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 개최 승인
사고 후쿠시마 제1원전서 차로 2시간 거리…대지진 피해지역 부흥 후원 의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일부 경기를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福島)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IOC는 이날 한국 평창에서 이사회를 열고 후쿠시마시 아즈마 구장에서 야구·소프트볼의 일부 경기를 열겠다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쿄 올림픽의 야구·소프트볼 경기는 앞서 IOC로부터 승인을 받은 요코하마(橫浜) 스타디움과 후쿠시마의 아즈마 구장에서 함께 열리게 됐다.
아즈마 구장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일본 프로야구 경기가 개최된 바 있는 경기장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그동안 '부흥 올림픽'이라는 구호에 맞게 후쿠시마에서 도쿄 올림픽 야구 경기 일부를 여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에 대해 IOC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후쿠시마에서 야구 경기 1차 리그 일본전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할 정도로 우호적이었지만, 작년 12월에는 일단 요코하마만 도쿄올림픽의 야구·소프트볼 경기장으로 승인했다.
교도통신은 IOC가 후쿠시마현을 야구·소프트볼 경기장으로 결정한 것은 동일본대지진으로 침체된 현지 지역사회의 부흥을 후원하겠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IOC의 결정이 나온 직후 후쿠시마현 우치보리 마사오(內堀雅雄) 지사는 "부흥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말해왔다. 올림픽을 대지진과 원전사고 재해 지역인 도호쿠(東北) 지방 진흥에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도호쿠 지역 6개 현의 외국인 숙박자 수를 2015년의 3배가량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원전사고로 인해 타지로 피난을 떠난 후쿠시마 주민들은 생활 기반 미비, 방사능 농도 우려 등을 이유로 좀처럼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후쿠시마에서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가 해제된 지역 주민 중 귀환을 했거나 귀환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7.9%에 그치고 있다. 주요 피해지역인 후쿠시마현, 미야기(宮城)현, 이와테(岩手)현 등 3개 현에 살다가 다른 지역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직도 12만3천명이나 된다.
한편 IOC는 이번 총회에서 야구·소프트볼 경기 진행방식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도쿄조직위는 6개 참가국을 2개 조로 나눠서 1라운드 경기를 치르자고 주장하지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풀 라운드로빈 방식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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