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 "밤에 '보이스' 대본 보면 악몽…아침형 인간 됐다"

입력 2017-03-17 13:52
수정 2017-03-17 14:00
이하나 "밤에 '보이스' 대본 보면 악몽…아침형 인간 됐다"

종영 인터뷰…"모태구 역 김재욱, 집 앞에 서 있을 때 멋지다 생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원래는 밤에 대사를 외우고 자는 편인데 '보이스'는 대본을 보고 자면 꼭 악몽을 꿔서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이 됐어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OCN 주말극 '보이스'에서 차분한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했던 배우 이하나(35)는 이렇게 말했다.

이하나는 17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뤄진 '보이스'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대본만 봐도 무섭고 긴박함이 느껴질 정도였다"며 "대본을 볼 때 촬영 전 112상황실에 다녀온 것도 생각이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하나는 인터뷰 내내 배우, 스태프 간의 끈끈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파트너 장혁에 대해선 "오빠가 맡은 무진혁이 아들 때문에 병원에 있을 때 권주가 가서 사건을 보고하는 장면이 그렇게 좋았다"며 "이제는 권주와 진혁이 한 배를 탔다는 기분이 확실히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혁이 오빠한테 '아빠'라고 불러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며 "그만큼 오빠를 의지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악의 화신인 모태구를 연기한 김재욱에 대해서도 "태구가 권주의 집 앞에서 기다리는 신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태구의 힘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해당 신에서 김재욱이 악인이지만 너무 멋있게 나온 탓에 '여자친구 집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친구'로 패러디되기도 했다고 하니 이하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모태구의 힘"이라고 공감했다.



이하나는 5∼6회를 찍을 때쯤 부산에 촬영을 갔을 때도 팀워크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거리가 멀고, 주로 밤 신이라 시간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모두 표정이 나쁘지 않았고, 서로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다"며 "그때쯤 우리 드라마가 정말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신을 촬영하고 나서는 촬영 스태프뿐 아니라 관계자들이 전부 와서 지켜보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주 역에 너무 몰입한 탓에 작품이 끝난 후 후유증이 없진 않다.

이하나는 "늘 팀이 함께 있다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니 감정이 북받친 적이 있다"며 "영화관에 갔다가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주처럼 정적이면서 그동안 내보지 않은 목소리도 낼 수 있는 역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좀 더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쳤다.



그동안 로맨틱코미디 등 주로 밝은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던 그는 사실은 여전사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한다고 한다. 덕분에 '보이스'에서 그런 욕구를 실컷 충족했다.

'보이스' 팀은 내달 세부로 포상휴가를 떠난다. 휴가를 다녀와서는 가수로서 앨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그녀.

이하나는 "'보이스'를 찍는 동안엔 일상이 여행보다 재밌어서 여행이나 음악 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다"며 "따로 보상이 필요 없을 만큼 감사했다"고 전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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