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도시를 향해…" 지자체마다 '야(夜)한 밤 치장' 전쟁
여수는 바다, 송도는 하늘 점령 "더 색깔 있고 몽환적으로" 사활
(전국종합=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 홍콩, 파리의 화려한 밤거리처럼 톡톡 튀어야 산다."
전국 시·군 지자체가 화려하고 환상적인 밤거리 조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건물과 교량, 아치, 거리, 바닷가 등을 아름답고 화려한 야경 명소로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서다.
야경 조성에 앞서가는 곳은 남도의 미항 여수시다.
한 유명한 버스킹 가수의 '여수 밤바다'란 주제의 노래에서 여수시의 야경을 잘 엿볼 수 있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 싶어 전화를 걸어∼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여기서 말하는 '여수 밤바다'는 오동도부터 거북선대교, 해양공원, 돌산대교, 돌산공원, 장군도 등 구항 일대 4.3㎞, 87만㎡의 바다를 포괄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돌산대교와 종포 해양공원, 해상케이블카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조명은 바닷물에 반사돼 몽환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시가 그동안 야경 명소 치장에 힘을 쏟은 결과, 여수는 최근 원도심권인 종포해양공원을 중심으로 밤바다의 아름다움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많은 연인이 찾는 대표 관광지로 변모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와 청라지역도 야간경관지구로 최근 뜨는 곳이다.
화려한 간판과 조명으로 유명한 초고층 빌딩과 다양한 색상의 불빛을 발산하는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이 내년 5월까지 20여억원을 들여 송도컨벤시아에 화려한 경관 조명을 설치하기로 한 데 이어 청라호수공원 플라워뮤직아일랜드도 17m 높이의 화려한 조형물을 건립하기로 해 송도·청라지역의 밤은 더욱 화려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적 근대문화역사지구로 주목받는 전북 군산시도 최근 '야간경관'에 주목하고 군산 내항을 중심으로 야경 조성에 한창이다.
내년까지 군산 내항 장미동 일대 공유수면 부지에 30m 높이의 전망대를 겸한 대형 등대를 조성한다.
1930년대 당시를 모티브로 삼아 설치될 등대에는 카페와 디지털 음향시설, 서치 라이트 등을 갖춰 시민과 관광객에게 군산 내항 일대의 색다른 분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도 춘천시 중도에 추진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의 진입교량은 앞으로 새로운 야간 관광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0%의 공정률을 보이는 이 교량(길이 1천58m)의 원형 주탑과 케이블에 화려한 조명이 설치되기 때문이다.
춘천시는 최첨단 조명 연출로 교량 자체를 관광 자원화할 계획이다.
청주의 명소인 무심천변 벚꽃거리에도 단아한 멋을 연출할 지중등이 이달 말까지 설치된다.
청주대교∼제1운천교 동쪽 1㎞ 구간의 벚나무 아래에 지중등이 설치되면 화려한 벚꽃 야경의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시 문화관광 담당자는 "체류형 관광객이 많아져야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밤에 즐기거나 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화려한 야간 명소를 조성하는 작업이 체류형 관광기반 조성에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선·강종구·이상학·임청 기자)
lc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