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충북도의회 한국당 갈등 봉합하나
주류-비주류 9개월만에 20일 회동…위기감에 화해 시도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도의회의 의장 등 원구성 과정에서 내홍을 빚으며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으로 갈렸던 자유한국당이 봉합 시도에 나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은 오는 20일 괴산의 한 식당에서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후반기 도의장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주류와 비주류로 갈린 뒤 의원총회 등 공식 행사를 제외하고, 한국당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모임은 9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날 회동은 주류 측 박한범 원내대표와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종규 의원이 당내 화합 도모를 위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분은 김양희 의장과 강현삼 의원이 의장 경선을 벌이면서 촉발됐다. 당시 20명의 의원이 10대 10으로 나뉘어 팽팽한 세 대결을 벌였다. 상대편을 끌어들이려는 협박·회유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등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졌다.
경선에서 패한 강 의원 측은 상임위원장 2자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임위원장 선거를 보이콧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내홍으로 김 의장과 강 의원을 지지했던 측은 각각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사사건건 충돌했다.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 의장 불신임안을 세 차례 제출하는 과정에서 비주류 측이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갈등은 정책 현안을 놓고도 표출됐다.
지난 1월 도 교육청 행복교육지구 사업 심사를 앞두고 주류 측이 주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을 부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예결특위에서는 비주류 측 의원들이 도 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면서 예산이 원안 통과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월 12일 귀국한 이후 정치 지형과 맞물려 비주류 의원들이 반 전 총장 쪽으로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규모 탈당에 의한 결별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양측의 봉합 시도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포기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을 거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 내분 사태가 길어지면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도의원들이 활로 모색에 나섰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양측이 화합을 꾀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양측의 앙금이 워낙 커 '불안한 동거'가 이어지고, 대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변화하는 정치 지형에 따라 제 갈 길을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의 한 도의원은 "지방선거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내분이 길어지면 양측 모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건 사실"이라며 "양측이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화학적 결합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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