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에 5조원 바친 '명동 흉상' 주인공 이회영 아십니까
서경덕 교수, 우당 선생 탄생일 맞아 카드뉴스로 소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11길 20 서울 YMCA 앞에 서 있는 작은 흉상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흉상의 주인공인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1867~1932) 선생을 알리는 카드 뉴스를 제작해 17일 페이스북(www.facebook.com/kyoungduk.seo)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그가 펼치는 '대한민국 숨은 영웅 찾기 캠페인'의 하나로, 강우규 의사(1855∼1920), 나석주(1892∼1926) 의사에 이어 3번째다.
서 교수는 우당 선생의 탄생일(3월 17일)을 맞아 그의 옛 집터에 세운 이 흉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일대기를 소개하는 12장의 카드 뉴스를 만들었다.
이회영은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백사 이항복의 후손으로, 8대에 걸쳐 판서를 배출했으며 막대한 토지를 소유한 거부였다. 1910년 경술국치가 일어나자 우당은 여섯 형제와 함께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갔다. 그곳에서 전 재산을 투입해 독립군 양성기관인 '경학사'와 '신흥강습소'(훗날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신흥강습소에서는 10년간 3천500여 명의 항일 전사를 길러냈고, 이들은 청산리·봉오동 등의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우당 선생 가족은 하루 한 끼를 먹을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이 강습소의 학비와 전투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충당했다.
우당은 일본 관동군 사령관 무토 노부요시를 처단하기 위해 만주로 향하다 다롄(大連) 항에서 일본 경찰에 잡힌 뒤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이 또한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카드 뉴스는 '우리는 우당 가문에 큰 빚을 졌다'는 월남 이상재 선생의 말, 서울 종로에 있는 우당기념관 등을 소개하면서 끝을 맺는다.
서 교수는 "이회영 가문의 전 재산은 현재 화폐 가치로 5조 원 정도로, 이를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쾌척한 대단한 일을 하셨지만 서울 명동 한복판에 서 있는 동상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중근, 윤봉길 등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그들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 숨은 영웅들이 역사에는 많이 있다"며 "앞으로도 그 영웅들을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젊은층에 자연스럽게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tvN에서 매주 화요일 자신이 진행하는 '동네의 사생활'을 통해 이회영 선생과 서울역 앞 동상 강우규, 명동 입구 동상 나석주 의사를 등을 소개해 시청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네의 사생활'은 동네가 담고 있는 역사, 트렌드, 철학, 고전, 건축, 종교 등 다양한 인문학적 재미와 정보를 전달하는 교양 토크 프로그램이다.
그는 5월부터 '강우규-이회영-나석주'를 잇는 '숨은 영웅 찾기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며, 젊은층과 함께 현장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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