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자자들 '하와이 보이콧' 전개…'오바마 음모론'도

입력 2017-03-17 05:45
트럼프 지자자들 '하와이 보이콧' 전개…'오바마 음모론'도

'하와이 관광 거부' 캠페인…하와이 주민 "부디 취소해 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하와이 주 연방지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 개정판에 제동을 걸자 트럼프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하와이 관광 보이콧' 캠페인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해시태크 '보이콧 하와이'(#boycottHawaii)를 속속 올리며 하와이 집중 공격에 나섰다.





이들의 하와이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연설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결함이 있다며 "사법권이 유례없이 과도했다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고 밝힌 뒤 본격으로 개시됐다.

한 지지자는 "본토에서 5천 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하와이가 도대체 뭘 안다고 행정명령 잠정 중단할 자격이 있느냐"면서 "하와이가 9·11 테러를 대체 알기나 하느냐"고 했다.

다른 지지자는 "올해 휴가 계획은 하와이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로 바꾸기로 했다"고 했고, 또 다른 트럼프 지지자는 "하와이는 본토를 존중할 줄 모른다. 하와이 판사들은 아마도 연방에서 독립할 생각인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하와이 연방지법의 반 이민행정 명령 효력 일시 중단 결정 하루 전인 14일 저녁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하와이를 방문한 것을 거론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와이 태생인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하와이 정계와 법조계와 '짬짜미'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트럼프 지지자는 "이번 판결을 내린 데릭 K 왓슨 판사는 1991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전력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하와이 주민들도 반격에 나섰다. 하와이 주민 데이브 웨이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폭격을 거론하며 "하와이는 이미 테러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맥킨지라고 자신을 밝힌 누리꾼은 "그래, 부디 하와이 여행을 취소해주기 바란다"면서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인종주의자·제국주의자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하와이 주 연방지법 데릭 왓슨 판사는 이슬람권 6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90일간 제한하는 행정명령의 효력을 하와이 주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일시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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