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실패' 차준환, 개인 최고점 행진으로 가능성 확인

입력 2017-03-16 23:07
'메달 실패' 차준환, 개인 최고점 행진으로 가능성 확인

쇼트프로그램과 총점에서 '개인 최고점 성과'

두 차례 4회전 점프 '절반의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기대했던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메달 소식은 들려주지 못했지만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희망' 차준환(16·휘문고)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였다.

차준환은 16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총점 242.45점을 받아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82.34점)을 기록하며 2위까지 올라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첫 메달의 꿈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필살기'로 준비한 두 차례 쿼드러플(4회전) 살코 점프에서 하나를 실수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포디움에 오를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이날 차준환의 순위는 1988년 대회에서 정성일이 기록한 6위의 기록을 뛰어넘는 한국 남자 선수 최고 성적이다.

더구나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은 물론 총점에서 모두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을 작성한 것도 이번 대회에서 얻은 큰 성과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82.34점을 받아 '특급 선수'로 분류되는 '마(魔)의 80점대 벽'을 뛰어넘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존 최고점(160.13점)에 0.02점 모자라는 점수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차준환은 자신의 기존 최고 총점인 239.47점에서 2.98점이나 끌어올린 242.45점의 개인 최고 총점을 작성했다.

차준환은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프리스케이팅에서 한 차례 넣었던 4회전 점프를 두 차례로 끌어올리는 모험을 단행했다.

쿼드러플 살코를 한 번은 성공하고 한 번은 엉덩방아를 찧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게 메달 획득 실패의 원인이 됐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 단독 점프에서 넘어지는 통에 수행점수(GOE)를 4점이나 깎이고 회전수 부족까지 겹쳐 기본점도 8.91로 줄어들어 결국 4.91점만 챙겼다.

쿼드러플 살코의 기본점이 10.50점인 것을 고려하면 차준환은 엉덩방아 한 번으로 5점 이상 손해를 봤다. 성공했다면 은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차준환은 2016-2017 시즌에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이라는 좋은 결과물을 냈다.

평창 올림픽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준환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대회 결과임이 틀림없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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