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희망통장' 선물…옥천 청산고 '영원한 선배' 박명식씨
청산고 신입생 27명에게 5만원 든 통장·체육복 선물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 청산고등학교에서 박명식(75)씨는 '영원한 선배'로 불린다. 두 다리를 못 쓰는 장애(3급)를 딛고 약사가 된 뒤 고향과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기부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 학교 8회 졸업생인 그는 16일 모교를 방문해 올해 입학생 27명에게 5만원씩 든 희망통장과 체육복(6만원) 1벌씩을 선물했다.
적립금을 차근차근 불리면서 희망도 함께 키우라는 의미를 담은 통장이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관절염 치료를 못 해 장애인이 된 그는 고학으로 약대를 나와 1970년 고향에 '박 약국'을 차린 뒤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시작했다.
매일 1만원씩 모은 돈 1억원으로 2003년 청명장학회를 설립한 그는 고향을 지키는 후배들에게 송아지 1마리씩을 선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부터는 모교인 청산고등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희망통장을 선물하면서 꿈을 키워주고 있다.
해마다 주변 노인 100여명의 효도관광을 주선하고, 청소년 공부방에 야식도 대주는 일도 10년 넘게 이어온다.
몇 해 전에는 산업단지에 편입돼 보상받은 땅 값 5천788만원을 전액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는 2004년과 2006년 청룡봉사상과 국민포장을 잇달아 받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박씨는 이날 희망통장을 전달한 뒤 후배들을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장차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달라는 게 선배인 그가 전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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