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차기정부 최우선 대일과제…여성인권으로 격상해야"
이면우 세종연구소 실장 주장…정재정 "한일관계서 역사 전부 아냐"
(성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차기 정부에서 최우선 대일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면우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16일 경기도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33차 세종국가전략포럼'의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 - 외교·안보·통일' 발표문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이 실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재합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한일 간 가장 부각된 쟁점이지만 아직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5년 12월 28일 도출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책임의 통감'을 언급했고 일본 예산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재단이 설립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법적인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요구를 돈으로 해결하게 한 저속한 합의라는 비판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이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할머니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사과 여부로 명예와 상처를 논하는 시점은 지났다"며 "위안부 문제를 여성인권 등의 차원으로 격상, 승화하는 사업에 앞장서는 것이 하나의 아이디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에 나선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일 관계에서 역사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한국이 역사와 정치·안보·경제를 연계했지만, 아베 정부 후반에 들어서는 일본이 그런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정부가 안보 차원에서 논의하는 대신 한일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3·1 운동 100주년인 2019년 3월 1일을 앞두고 공동 작업을 해 역사 화해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사회자 자격으로 "위안부와 관련해 두 나라 사이에 합의돼 있는데 바꾸자고 요청하면 우리 위상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송 총장은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국 국회에 사죄 서한을 전달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해 "털끝만큼도 없다"고 발언하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현직 방위상으로는 최초로 A급 전범들이 합사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측에 '너희가 그런 행태를 보이니 우리가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국이 칼자루를 쥘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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