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물가 안정위해 치킨값 내리겠다"…치킨업체 또봉이통닭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깃값과 치킨값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한 중견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오히려 가격을 내리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에 516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중견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또봉이통닭'은 최근 닭고깃값 상승과 상관없이 오는 20일부터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5% 안팎 인하한다고 17일 밝혔다.
또봉이통닭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2012년 3월 창립 이후 처음이다.
대표 메뉴인 양념통닭은 1만1천원에서 1만450원으로 내리고, 파닭(1만2천원→1만1천400원), 간장마늘통닭(1만2천원→1만1천400원), 안심텐더(1만2천원→1만1천400원), 맵닭(1만3천원-1만2천350원), 갈비통닭(1만3천원→1만2천350원) 등 모든 메뉴를 5% 가량 인하한다.
다만 '반값 치킨'으로 인기가 높은 또봉이통닭(8천900원)은 그대로 가격을 유지한다.
또봉이통닭 복희수 본부장은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며 "가격 인하분은 본사에서 보전해주기 때문에 가맹점은 손해를 보지 않으며 오히려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늘면 가맹점의 수익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 본부장은 또 "연간 계약을 통해 닭고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최근 AI로 인한 닭고깃값 상승은 치킨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일각에서는 인건비, 임대료가 올랐다는데 경기침체 때문에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옛날맛 그대로 튀겨드립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과거 시장에서 가마솥에 튀겨주던 방식으로 만든 통닭을 마리당 8천900원에 선보여 인기를 끈 또봉이통닭은 그동안 테이크아웃 판매만 하다가 최근 배달 서비스도 도입했다.
2015년 기준 매출은 100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업계 1위인 BBQ가 인건비와 임대료,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명분으로 치킨값을 올리려다 정부의 압력으로 계획을 철회한 시점에 맞춰 중견업체인 또봉이통닭이 인기 마케팅 차원에서 가격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BBQ의 가격 인상 추진 및 철회로 치킨값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봉이통닭이 발 빠르게 가격 인하 방침을 밝혀 소비자들의 환심을 사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BBQ가 치킨값 인상을 추진하자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가격을 올릴 경우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결국 BBQ는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치킨업계에서는 BBQ의 가격 인상 계획이 전해지자마자 일부 군소업체들이 별도의 공지도 없이 조용히 주요 메뉴의 가격을 1천~2천원 안팎 올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는 등 치킨값을 둘러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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