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존 변화, 현장에서는 "넓어졌다" 의견 우세
작년 3할 타자만 40명…타고투저 역대 최고 수준
(부산·대전=연합뉴스) 하남직 신창용 이대호 기자 = "예전이었으면 볼이 됐을 공이 4~5개는 잡아주더라. 투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LG 양상문 감독)
"높은 공 1~2개 정도를 잡아 줄 정도다. 아직까진 확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
KBO리그의 비좁은 스트라이크존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부진한 한국야구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지나치게 스트라이크존이 좁다 보니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했고, 타자가 국제규격에 맞는 선구안을 기르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됐다는 논리에서다.
지난해 KBO리그는 리그 타율이 0.290에 이르렀고,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40명이 타율 3할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의 타고투저였다.
이러한 지적에 김풍기 KBO리그 심판위원장은 WBC 서울라운드 종료 후 "올해는 선수들이 스트라이크존이 커졌다고 느낄 정도일 것"이라고 말해 조정을 예고했다.
14일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 후 2경기를 치른 현재 현장에서는 대체로 스트라이크존이 확실히 넓어졌다고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에 민감한 포수는 이를 크게 체감한다.
16일 한화-넥센전을 앞두고 대전구장에서 만난 한화 포수인 차일목은 "첫날(14일)은 잘 모르겠던데, 어제(15일)는 확실히 넓어진 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잡아줄 만하다.' 싶은 건 스트라이크를 부르더라"고 말했다.
2경기 모두 마스크를 썼던 넥센 포수 김재현 역시 "공 반 개가 아니라 1개는 더 넓어진 것 같다"면서 "특정 코스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다 넓어진 느낌이다. 심판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 내야수 김민성은 "높은 공과 바깥쪽 공은 (작년과 비교해) 공 반 개 정도 더 잡아준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타자에게 크게 느껴질 것 같다"면서 "타자도 타석에서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양상문 감독도 "14일 경기 기준으로 예전이었으면 볼이 됐을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 게 4~5개가 있었다. 존이 확실히 유지된다면 투수에게 도움될 것"이라고 동의했다.
이제 2경기를 치러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직구장에서 두산-롯데전을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높은 공을 조금 더 잡아줄 정도"였다고 말했고, 15일 SK전에서 선발로 던진 롯데 투수 김원중은 "이제 한 경기 던져봐서 아직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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